[경북도청 新도시 기행 .9] 예천 진호국제양궁장과 천문우주센터

  • 류혜숙 여행칼럼니스트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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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26 07:32  |  수정 2021-08-26 08:35  |  발행일 2021-08-26 제10면
"10점 명중" 양궁체험하는 오늘은 나도 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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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한 방문객이 활쏘기 체험을 하고 있다. 진호국제양궁장에서는 AR 활쏘기, 무빙 타켓 쏘기, 양궁, 국궁, 활 서바이벌 등 다양한 활 쏘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웃고 파괴하고, 웃고 파괴한다.' 자꾸만 생각난다. 잊을 수 없는 찬탄의 문구다.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보도된 '양궁에서 한국 왕조의 지배가 이어졌다'는 제목의 외신 기사였다. 한국 양궁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신화다. 한국 양궁 신화의 시작은 1979년 베를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다. 당시 예천출신의 18세 여고생 김진호가 5관왕에 올랐다. 예천에 그녀의 이름을 딴 양궁장이 있다. 하늘은 파랗고, 바짝 당긴 시위는 팽팽하다. 과녁에 집중하며 호흡을 멈춘다. 시위를 놓는 순간, 화살은 팽 하고 날아간다. 흔히 할 수 없는 양궁을 체험할 수 있는 곳, 바로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이다.

#1. 예천 진호국제양궁장

예천 읍내에서 동남쪽 청복리로 간다. 길은 양궁로, 진호교차로에서 초록 활모양의 아치간판을 지나 양궁장길로 들어간다. 길가의 벚나무 가로수와 작은 논밭들이 편안하다. 진호국제양궁장 아치간판을 하나 더 지나면 예천군문화체육센터 건물과 관객석의 하얀 트러스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진호국제양궁장의 전체 면적은 약 7만9천300㎡다. 양궁경기장은 4만9천850㎡로 세계대회 규격을 갖춘 예선경기장과 결선경기장이 따로 나누어져 있다. 주변에는 체육관과 골프장, 스케이트장, 농구장, 축구장, 풋살 축구장이 있고 야외 운동기구도 갖춰져 있다. 경기장을 둘러싸고 야트막한 야산이 펼쳐져 있어 너른 부지가 아늑하게 느껴진다.

양궁 5관왕 김진호선수 이름 따
매년 7~8차례 전국단위 경기 열려
하·동계 전지 훈련장으로 이용
올림픽 2관왕 김제덕선수의 연습장


진호국제양궁장은 1995년에 조성되었다.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의 양궁경기를 개최하며 국제적으로도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도 해마다 7~8차례의 전국 단위 양궁경기가 열리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과 실내슈팅훈련 등 실전대회와 같이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양궁선수들의 하계, 동계 전지훈련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특히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인 김제덕 선수의 연습장소이기도 하다. 그는 국가대표평가전 준비를 위해 이곳에서 매일 1천발 가량을 쏘며 맹훈련했다고 한다. 김제덕 선수의 활약으로 진호국제양궁장에 과학적인 양궁 훈련을 위한 훈련센터 건립도 추진된다.

전통 활쏘기 체험장은 많지만 양궁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진호국제양궁장에서는 일반인들도 잠시나마 궁사가 되어볼 수 있다. 이곳에서 양궁 체험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다. 2018년부터는 예천 활 문화 사업단이 이곳에 자리 잡아 AR 활쏘기, 무빙 타깃 쏘기, 양궁, 국궁, 활 서바이벌 등 다양한 활 체험을 진행 중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는 흡착 활쏘기, 스펀지로 된 화살로 공중에 떠있는 공을 맞추는 호버볼 활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체험 비용은 20발에 5천원, 30발에 7천원 등으로 저렴하다. 선수 출신 강사들이 자세하게 설명해줘 누구나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일반인들도 양궁 체험할 수 있어
양궁·국궁·활 서바이벌 등 다양
어린이도 안전한 활 쏘기 가능
비용도 20발에 5000원으로 저렴
선수출신 강사 설명에 귀 쫑긋
화살 과녁에 꽂힐땐 엄청난 쾌감


양궁 체험에 쓰이는 활은 올림픽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다. 조준기가 달려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다. 왼손으로 활을 잡고 화살을 끼운 다음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 시위를 당긴다. 이때 과녁을 향해 왼팔을 쭉 펴는데 팔꿈치를 약간 구부려야 시위를 놓았을 때 줄에 닿지 않는다. 시위를 잡은 손을 턱까지 바짝 당긴 다음 과녁의 한가운데를 조준한다. 숨을 잠시 멈추고 속으로 셋을 센 다음 시위를 놓는다. 화살은 말 그대로 쏜살같이 날아간다.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며, 시위를 놓는 순간 과녁으로 날아가 꽂히는 소리는 엄청난 쾌감을 느끼게 한다.

체험장에서는 체험객을 위해 과녁을 10m 안팎으로 조정해 놓았기 때문에 10점 만점을 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5발만 연달아 쏘아도 팔이 후들거리고 손가락이 아프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쏘는 거리는 90m 이상이다. 게다가 한 경기에 144발을 쏜다. 양궁을 처음 시작하면 반년 가까이 근력 운동에만 전념한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리고 선수들의 정신력과 집중력, 그리고 근력과 지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간다. 어린이용 활도 준비되어 있다. 물론 과녁도 더 가까이 당겨놓는다. 시위를 당기기가 힘들면 강사가 도와주기도 한다. 체험은 평일과 주말 항시 가능하고, 전화나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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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천문우주센터는 천문과 우주를 주제로 운영 중인 체험형 테마과학관으로, 지금까지 다녀간 관람객은 50만명에 이른다.

#2. 예천천문우주센터

진호국제양궁장에서 28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보면 왼편으로 눈에 번쩍 뜨이는 타워가 나타난다. 예천 천문우주센터의 '스페이스타워'다. 무중력의 우주 환경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름난 곳이다.

예천천문우주센터는 천문과 우주를 주제로 운영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테마과학관이다. 전체 7천760㎡ 부지에 천문과학문화센터인 별 천문대와 우주환경 체험관인 스페이스타워, 어린이 놀이터, 카페인 스타하우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천문학 소공원'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예천천문우주센터는 2001년에 설립되어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다녀간 관람객은 50만명에 이른다. 이곳에는 경북권의 유일한 항공사인 '더스카이'도 운영되고 있다. 2009년에 설립된 항공사로 헬기 12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 8개 시·군의 산불 진화 활동 참여는 물론 영덕을 기지로 관광 헬기와 울릉도·독도 운항을 비롯한 다양한 항공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예천천문우주센터의 메인 건물인 별천문대는 4층 규모다. 주관측실에는 컴퓨터로 자동 제어되는 연구용 등급인 508㎜(20인치)의 반사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육안의 5천배 이상 빛을 모아주는 망원경이다.

천문우주센터 '스페이스타워'
무중력 우주환경 체험으로 인기
국내 최대 테마과학관도 볼 만해
설립된지 20년째 관람객 50만명


보조관측실에는 태양전용 망원경 등 각종 보조 망원경이 구비되어 있다. 낮에는 태양의 흑점과 뜨겁게 치솟는 태양의 불기둥을 관측한다. 밤에는 천체 망원경을 통해 성운과 성단, 태양계의 보석인 고리행성 토성과 목성의 표면에서 300년 이상 소용돌이치고 있는 대적반도 볼 수 있고 멀고 먼 천왕성과 해왕성, 명왕성도 볼 수 있다. 달 표면의 크고 작은 크레이터(운석충돌분화구)들과 높고 낮은 지형들을 보면 경이롭다. 플라네타리움(우주영상실)에서는 반구형의 돔 스크린에 4대의 프로젝터가 생동감 있는 우주와 밤하늘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남녀노소 온 가족이 1박2일로 머무를 수 있는 숙소도 마련되어 있다.

높이 70m인 스페이스타워는 예천천문우주센터의 랜드마크다. 외벽에 그려진 노란 우주선은 갖고 싶을 만큼 귀엽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가변중력체험장치다. 오렌지 색 우주복을 입고 장치 속에 앉으면 눈앞에 우주선이 이륙하는 장면을 보면서 지구중력을 탈출할 때 속도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중력의 변화를 느껴볼 수 있다.

전시·체험실에서는 정전기 체험, 자외선 플래시를 이용해 야광그림을 그려보는 라이트 드로잉 체험, 자신만의 생일 별자리를 채색해 대형스크린에 띄워보는 별자리 스케치 등의 미디어 체험도 할 수 있다. 4D영상실에서는 온 몸으로 바람을 맞고 흔들리며 달에 착륙해 보는 놀라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타워 6층의 전망대다. 사방으로 예천의 맑고 청정한 자연이 가없다. 전망대에서 석양을 보고 별 천문대에서 별 헤는 밤이면 더한 호사가 있을까. 스타하우스는 꼭 들러보자. 갤럭시 라테, 우주에이드, 금성에이드, 지구 라테 등 스타하우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가 있고 야외 테라스로 나가면 예천천문우주센터의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예천 진호국제양궁장과 천문우주센터 모두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가까워 주말 가족 체험공간으로 그만이다. 대구를 비롯해 전국에서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글=류혜숙<여행칼럼니스트·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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