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미래 먹거리 창출 포항가속기연구소(3)] K-배터리 시대, 경쟁 이끈다...전극 물질 개발과 충·방전 동작 실시간 분석 가능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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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8 08:00  |  수정 2021-09-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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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전지의 구조.<포항가속기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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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가속기연구소 박주혁 박사가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포항가속기연구소 제공>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에너지 시장 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판매된 전 세계 전기차(EV·PHEV·HEV)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37.1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6% 증가했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합계는 34.7%로 나타났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전지는 일차와 이차전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일차전지는 흔히 말해 우리가 사용하는 일회용 건전지를 말한다. 이차전지는 충전과 방전 과정을 반복하면서 여러 번 사용 가능한 전지를 일컫는다. 이차전지는 양극과 음극, 분리막 그리고 전해액으로 구성된다. 이차전지는 음극에서 산화 반응(Charge), 양극에서 환원 반응으로 전지가 방전(Discharge)하여 얻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이차전지는 소니(Sony)사가 리튬이온전지를 상업화하면서 시작됐다. 우리가 쓰는 노트북과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등 휴대용 전자제품부터 무선 가전제품, 자동차, 산업용 등 사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 자동차의 점유율은 매우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 역시 2025년부터 제네시스를 모두 전기자동차로 바꾸겠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이렇게 전기 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이차전지 연구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코와 삼성, LG, 롯데 등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이차전지 개발과 음극재 개발 연구에 10여 년 전부터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수명과 음극 소재의 불안정성, 양극재의 공급 부족 등의 한계로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고속충전과 가격, 고출력을 위한 연구도 지속해야 한다.

포항시는 지난 2019년 '첨단 신소재 분야' 강소 연구 개발 특구와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 자유 특구로 지정돼 리사이클 시설 구축 등 배터리 산업 선도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포항 배터리 산업의 숨은 공신은 포항가속기연구소가 있다.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하면 전극의 신소재 개발 및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3차원으로 분석해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이차전지 물질의 정확한 구조를 분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충·방전 시에 물질구조, 전자 밴드 구조, 산화가 등이 변화하는데, 방사광가속기에서는 원소별로 주변 원자들과의 결합정보를 분석하여 전극 물질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충·방전과 같은 전기 화학반응 동작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X-선 광전자 분광 기법과 같은 비실시간 기법과 더불어 X-선 영상기법, 실시간 X-선 회절 기법, 실시간 경 X-선 분광 기법 등 실시간 실험기법으로 제품의 고장 원인과 폭발 원인을 규명하고 긴 수명, 고출력, 고용량 등 주요 이슈를 해결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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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한 배터리를 측정하기 위해 분석을 준비하고 있다.<포항가속기연구소 제공>

일본의 경우,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Toyota)는 도쿄 공업 대학교와 세계 최대 규모 3세대 방사광가속기 Spring-8와 공동연구로 황화물 고체 전해질의 재료 구조를 분석해 전 세계적인 원천 특허를 등록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리튬이온전지와 같은 액체 전해질로 이루어진 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이용하게 되면 폭발 위험성이 낮고 높은 효율과 빠른 충전속도를 가진다. 고체 전해질 재료는 금속 황(S), 인(P), 염소(Cl) 등이 후보 물질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이차전지 융합 빔 라인(실험실)을 구축해 신소재 개발, 분석, 공정 및 시제품 제작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그리고 기술이전과 전문인력 양성과 배출을 통해 포항지역 배터리 개발 생산 라인에 전문성도 강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포항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전 고체 등 차세대 이차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고도 분석설비 구축이 정부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지역 배터리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8년부터 '방사광가속기 신소재 산업 국제 심포지엄'을 포항가속기연구소와 함께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현장 참석 인원은 제한될 수도 있다. 오는 11월 말 미국과 영국 호주 그리고 국내 배터리 분야 석학들을 초대하여 진행하는 '국제 심포지엄'은 국내·외의 차세대 이차전지 연구에 대한 학계·산업계의 다양한 정보교류의 기회가 될 것이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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