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스위치] 김종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누가 될 것 같냐고? 지금까지 추세를 보면 판단 가능"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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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0   |  발행일 2021-10-20 제14면   |  수정 2021-10-20 13:58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 출신의 '대선판 읽기'
"이재명 후보 전략으론 '대장동 민심' 못 돌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검경의 대장동 수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초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율이 월등하게 높게 나왔지만 국민의힘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시종일관 언급하고 결국 적중시켰던 김종인(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시 다섯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판' 읽기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내년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할 가능성은 60~70%'라는 예측을 공개한 김 전 위원장을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 있는 집무실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서울 전 구역에서 여당이 완패했음에도 패인조차 분석 않고 대선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정권교체 가능성의 근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권교체가 되어도 거대 여당 때문에 정부가 일을 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라며 "대선 직후 여야 협치 시도는 필연적이고, 그 과정에서 권력구조 개편 문제가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文정부 개혁 목소리 높였지만 국민 불신만 키워
K-방역 사실상 실패…北 관계 개선마저 제자리

윤석열, 처·처가가 부담…본인 약점은 없다고 봐
'尹이 하면 바뀐다' 이미지 만들면 호응도 높을 것

홍준표, 정치 오래해 노련한 측면서 강점 있지만
과거 정치 머무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되레 약점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1948년 정부를 수립할 때는 최빈국의 저개발 국가로 시작했다. 그 와중에 또 전쟁도 겪고. 당시 오늘날과 같은 대한민국이 있을 거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했을 거다. 유엔 개발기구가 생긴 이래 후진국에서 지금 선진국이 된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 아닌가. 그런데 우리가 경제 지표상으로는 선진국이 됐는데 정치·사회·경제구조 등에서 선진국의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아직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 역동성과 노력으로 장미꽃을 피웠는데 그 잎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장미가 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할 절박한 시기에 놓여 있다."

▶문재인정부의 공과는.

"성과를 낸 게 없다. 말로는 여러 가지 개혁을 한다고 그랬지만 오히려 혼돈만 일으켰다. 예를 들어서 검찰 개혁을 한다, 사법부 개혁을 한다 목소리 높였는데 오히려 국민의 불신만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와중에 작년부터는 코로나19 극복에 전념하다 보니까 별로 내세울 만한 게 없는 것이다. K-방역도 사실상 실패다. 소위 가시적으로 내세우려고 했던 것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인데 이마저도 진척이 된 게 없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설명하면.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가 이제 선진국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구습에 젖어 있는 모든 제도가 변형되지 않고서는 그것을 이룩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새로운 대통령은 과거 생각을 버리고 미래지향적인 상상을 많이 해서 지금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대선 경선을 지켜보니 어땠나.

"일반 국민이 봤을 적에는 저 사람이 꼭 다음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하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내가 늘 얘기하지만 최선의 사람은 없고, 차선·차차선이라도 골라야 할 형편이다. 국민은 그런 선택의 강요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대장동 사건으로 여당 후보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후보가 될 거라는 걸 내가 미리 얘기를 해왔다. 대장동 사건이 터졌지만 최종적으로도 후보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후보 교체론이 나왔는데 그때는 후보가 있었다. 이번에는 여권에 새로운 후보가 없다고 봐야 한다. 여당 내에서 이러저러한 얘기는 좀 있겠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을 거다."

▶대장동 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프레임 대결이 치열한데 이재명 후보가 의혹을 털 수 있다고 보나.

"이재명 후보의 말과 전략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 지금 수사에 들어갔으니까 법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벗어나기가 힘들다."

▶많은 사람이 '검경의 면죄부 수사 가능성'을 제기하는데.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 결국은 똑같은 상황일 거다."

▶국민의힘 4강 토론을 보았나.

"원희룡 후보가 제일 토론을 잘하더라. 그런데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합리적임에도 불구하고 토론으로 사람을 다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는 토론 자체라는 것이 별로 그렇게 선택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질 않는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는 누가 될 것으로 생각하나.

"반발하는 사람이 있어 오는 11월5일까지는 독자적인 판단을 더 이상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결과라는 거는 추세에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추세를 볼 것 같으면 대략 어떻게 될 거라고 각자가 판단할 수 있을 거라 본다."

▶국민의힘 2강인 윤석열 후보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 보나.

"윤석열 후보의 경우에는 본인 스스로가 대통령 하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어떠한 상황이 만들어짐으로 인해 후보의 반열에 오른 사람 아닌가. 그러니까 정치를 새롭게 이끌 수 있는, 그러한 가능성을 가진 후보라고 생각한다. 시중에 나온 이른바 처와 처가 문제가 부담을 주는 건 사실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윤 후보 개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약점이 없다고 본다."

▶윤석열 후보에게 선거전략을 충고하면.

"국민이 정치에 대해 상당히 환멸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것을 부각시키면 좋을 것이다. '윤석열이 하면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면 아마 호응도가 높을 거라고 본다."

▶홍준표 후보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치를 오래했기 때문에 굉장히 노련한 측면에서 얘기를 하는데 강점이 많다. 반면에 너무나 과거 정치에 머무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되레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30대의 지지가 홍준표 후보에게 몰리는 이유는 뭘까.

"20~30대의 지지가 적극적으로 홍 후보 쪽에 쏠린다고 보지 않는다."

▶최근 야권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60~70% 된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그것은 오만이라고 했는데.

"내가 그거를 무조건 얘기를 한 게 아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를 기준으로 해서 전망한 것이다. 정부여당이 대한민국에서 선거가 실시된 이래로 서울에서 100% 패배를 한 것은 처음이다. 그렇다면 집권 여당이라는 건 결국은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당인 민주당이 패인을 제대로 분석 않고 그냥 내년 대선에서 이기겠다고 나가고 있다. 그러면 유권자의 마음이 변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국민의힘의 정권교체 준비 상태는 어떻게 보나.

"현재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결국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후보 위주로 선대위가 구성되고, 그 선대위가 중심이 되어 선거를 끌고 가게 될 것이다.(선대위원장으로 나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후보를 100%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야 선거에서의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구경북 유권자의 선택에 대해서 어떻게 예상하나.

"대구경북 유권자도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마 누구보다도 열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니까 대구경북의 유권자들도 어떤 후보가 가장 효율적으로 전국적인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국민의힘이 정권 교체를 한다 해도 거대 여당 때문에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이 된다.

"여야의 협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부를 구성하는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다. 그래서 대선 직후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해서 정치권이 심각하게 논의를 안 할 수가 없을 거다. 여야 협치 시도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

◆김종인= △1940년 서울 출생 △중앙고·한국외국어대 독일어학과 졸업, 독일 뮌스터대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보건복지부 장관·국회의원 5선·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역임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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