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독도 파노라마 17] 울릉도에 딸린 44개 섬 중 가장 큰 죽도...절벽 나선형 계단 '압권'

  • 임정원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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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6   |  발행일 2021-11-08 제24면   |  수정 2021-11-08 10:35
도동항에서 유람선을 이용하면 20분 정도 소요
죽도전경
죽도 전경<울릉군 제공>

울릉도에 오면 일본에서 다케시마(竹島)라고 하는 섬이 정말 존재한다. 그렇지만 독도와는 다른 섬이다.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며 독도를 죽도(竹島,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탓에 약간 혼동이 오기도 하지만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여 '대섬·대나무섬·댓섬' 이라고도 불리는 섬, 죽도가 분명 있다. 울릉도에 딸린 섬으로 울릉도 북동쪽에 있는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서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다. 행정구역으로 경북 울릉군 울릉읍에 속해 있으며, 섬 전체가 해식애로 만들어져 깎아지르는 수직 직벽 형태로 이뤄져 있다. 죽도는 울릉도여객선터미널에서 동북방 7㎞, 저동항에서 4㎞ 지점의 해상에 자리 잡고 있다. 울릉도 도동항에서 유람선을 이용하면 20분 정도 소요된다. 


죽도는 울릉도에 딸린 44개의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 독도의 동·서도를 합친 18만7천554㎡보다 2만314㎡가 더 큰 20만7천868㎡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116m이며 섬 전체가 평지로 이뤄져 있다. 죽도는 한때 3가구 30여 명이 살았지만, 생활 불편으로 떠나고 현재는 지난 2004년 KBS 인간극장에 출연한 김유곤(53) 씨가 더덕 농사를 지으며 혼자 살다가 지난 2015년 결혼한 아내 이윤정(47) 씨, 아들 민준 군 등 1가구 3명이 살고 있다.


죽도에 전기가 들어온 것은 지난 2006년 2월이다. 풍력 및 태양광 복합발전시스템을 완공해 전기 공급을 계기로 그동안의 불편이 해소되었지만, 물이 항상 부족해 빗물을 모아 사용하며 식수는 울릉도에서 가져다 쓰고 있다. 울릉군은 지난 1993년 죽도 관광 개발사업에 착수, 선착장을 확장하고 유일한 진입로인 나선형 진입로(달팽이 계단)를 개설했다. 나선형으로 이어진 계단의 수는 365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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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달팽이 계단 <울릉군 제공>
처음 죽도를 찾는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 한 번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빙글빙글 돌아 올라가는 나선형 계단의 매력이다. 올라가다 팍팍해진 다리를 쉬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면 푸르다 못해 검은 동해가 내려다보인다. 눈 부신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날에 찾아간다면 지중해의 어느 섬이라도 들른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절벽·파도·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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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에서 보이는 울릉도<울릉군 제공>


죽도 정상에 도착하면 넓은 평야 지대가 눈 앞에 펼쳐지며 반대편으로 울릉도 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며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싱그러운 바람이 섬 전역에 자생하는 식물의 향기를 담아오고, 대나무들이 흔들리며 만든 소리 등에 오감이 즐겁다. 탄식을 자아내는 자연경관을 제대로 감상할 틈도 없이 관광객 편의를 위해 갖춰진 잘 정돈된 산책길에서 다시 한번 놀란다. 잘 가꾼 개인 정원에라도 들어온 느낌이다.


섬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지는 이 길은 대관령 목장 길 같은 낭만 넘치는 길에서 시작되어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 억새가 가득한 전망대, 후박나무가 우거진 밀림 같은 숲으로 이어진다. 거쳐 가는 길마다 푸른 동해를 덤으로 구경할 수 있어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거기에는 산새들의 지저귐과 지천으로 깔린 야생화에 갈매기가 손짓하며 방문을 환영한다.


죽도유채꽃
죽도 유채꽃밭<울릉군 제공>
그 길을 따라 섬을 돌며 편안히 걷다 보면 나타나는 죽도 전망대와 하늘정원이 선사하는 자연경관에 마지막으로 놀란다. 죽도 전망대에 올라서면 울릉도 북쪽 관음도부터 남쪽 저동리 지역까지 웅장한 울릉도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하늘정원은 울릉군이 지난 2014년 파종한 노란 유채꽃밭이 코발트 하늘빛과 어우러져 자아내는 풍경이 단연 압권이다. 봄이면 유채꽃이 섬 한가운데 있는 하늘정원에 가득하고 여름엔 쪽빛 바다가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 에메랄드빛 물결이 넘실대며 가을이면 해국(海菊) 만발한 절벽과 억새 가득한 산책길이 있는 아름다운 풍경화가 있는 죽도, 한 번 찾아가면 두고두고 기억나는 소중한 기억 속의 여행지가 될 것이다.


임정원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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