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대 박사의 '똑똑한 스마트 시티·따뜻한 공동체' .7] 블록체인과 스마트시티

  • 김희대 대구테크노파크 디지털융합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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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10  |  수정 2022-07-22 06:50  |  발행일 2021-12-10 제21면
도시데이터 공유 더 빠르게 보안은 확실하게…'블록체인' 접목으로 더 스마트한 세상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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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서비스의 핵심이 시민중심이라면, 스마트시티 기술의 핵심은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에 사용되는 모든 기술은 온전한 데이터를 만드는 데로 수렴하고, 이렇게 수렴된 데이터는 서비스에 사용되면서 발산한다. 나아가 새로운 데이터가 스마트 서비스를 통해 생성되어 데이터 허브로 회귀하면서 데이터의 자가증식 활동이 만들어진다. 데이터의 이런 흐름을 만드는 것은 이상적인 스마트시티 설계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때 만일 스마트시티의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고 쉽게 해킹된다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려는 스마트시티의 토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러한 데이터의 흐름에 신뢰성과 정보보호를 제공한다. 또한 스마트시티를 구성하는 다양한 사물끼리 상호 연결을 관리하고 시민 데이터 자산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과 스마트 계약(contract)을 적용하는 스마트시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구 125만명의 '에스토니아' 대표적
세계 최초 전자시민권 제도 시행 국가
의료정보 등 개인이 실시간 확인 가능
한국서도 블록체인 기반 도시 서둘러

◆스마트시티 구축에 필요한 기술들

스마트시티를 위한 기술은 정보통신(ICT)기반기술, 교통·행정·안전·복지 등 각 분야와 기반기술을 연결해주는 융합기술, 서비스의 목적에 특화된 응융기술, 개별 기술을 전체로 묶거나 거버넌스를 지원하는 통합기술 등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ICT기반기술은 사물인터넷(IoT) 5G, 클라우드와 엣지컴퓨팅과 같은 물리인프라 기술, 빅데이터 수집·전처리·분석기술과 인공지능기술이 필요하며, 융합기술은 서비스 분야별 고 결합하는 임베디드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 더하여 응용기술은 특수한 목적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쓰이는 기술로 메타버스, 디지털트윈, 가상현실, 정보보호기술, 블록체인, NFT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개별 기술을 묶어 구체적인 서비스와 결합하는 통합기술은 스마트한 제어와 개선을 제공하는 거버넌스 지원, 소셜클라우드소싱 같은 시민활동을 지원하는 분산협력 지원, 사용성 평가, 통합플랫폼 등이 대표적 기술이다. 향후 본 연재를 통해 스마트시티 주요 기술이나 인공지능기본법 같은 동향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오늘은 먼저 블록체인기술은 스마트시티에서 어떤 쓰임새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블록체인으로 스마트시티에서 할 수 있는 것들

블록체인은 한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개인과 개인(P2P)의 거래정보를 블록(block) 단위로 암호화하여 네트워크 구성원들 사이에서 사슬(chain)처럼 이어서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하는 디지털 원장(ledger)이다. 블록체인의 운영방식은 단순하다. 거래 원장의 복사본을 모든 네트워크 구성원에게 분산 저장한다. 거래가 실행되는 순간 네트워크상의 모든 참여자에게 거래정보가 전송되며 승인된 블록이 기존 블록들에 체인 형태로 추가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를 만드는 원천기술로 알려지면서 덩달아 유명해졌다.

블록체인은 신뢰성이 높고 동시에 모든 컴퓨터를 해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에 보안성도 높다. 나아가 거래시간 단축과 거래정보의 투명성도 제공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면 스마트시티 데이터를 특정 기업중심으로 수집할 수 없으며 개방형 분산 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스마트시티에 사용되는 공공데이터와 시민활동데이터는 특정 회사의 소유가 아님에도 현실은 자기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 길이 없었다. 현재 유럽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이아엑스를 살펴보면 공공과 민간, 그리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데이터 생태계를 만들어 플랫폼 종속성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스마트시티 서비스에 연결하면 스마트 계약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Grid Singularity라는 기업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인·가정·기업의 에너지 데이터를 제공하며,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시티인 항저우 역시 디지털월렛(전자지갑)체계를 구축해 도시시설 정보, 시민의 금융거래, 출생과 사망증명서 발급, 투표 등의 개인정보 등을 전자지급에 보관,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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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125만명에 불과한 에스토니아는 스마트시티에 블록체인 도입을 성공한 국가다. 전 세계 최초로 디지털 ID 기반 전자시민권인 'e-residency'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에서는 개인 의료기록을 활용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며 환자는 블록체인을 통해 MRI나 CT와 같은 의료 영상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 가능하다. 의사 처방, 보험 청구, 심사 과정에 블록체인 시스템 통해 효율성, 과다 청구, 과소 지급 등 문제를 사전 예방한다.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를 위한 도시의 준비

제주도(분산신원인증기반 관광방역시스템), 고양시(에너지관리시스템), 부산시(규제자유특구조성), 서울시(블록체인지원센터) 등 국내 도시들도 속속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를 서두르고 있다. 국토부가 지정한 국내 1호 스마트도시이자 ISO, ITU-T의 스마트시티 표준화 도시이며, G20에서 스마트시티 멤버로 활약하고 있는 대구시도 본격적으로 블록체인기반 스마트시티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현재 국토부의 국가혁신성장동력 프로젝트(2018~2022년)를 통해 에너지와 교통 분야에서 블록체인기반 서비스를 부분적으로 실증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다음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통합데이터센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데이터 거버넌스가 조속히 구축되어야 한다. 도시 데이터는 어느 기관 혼자 소유하고 책임지는 형태가 아니라 데이터 거버넌스를 통해 분산협력 되어야 한다. 단순한 물리적 통합 관리로는 향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IoT 기기의 관리비용을 감당할 수 없으며, 데이터 확장성에도 심대한 제약을 준다. 중재자 없이 신뢰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분산협력이 요청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음으로 현재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데이터 거래소에는 반드시 시민활동데이터, 즉 마이데이터를 거래하는 기능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데이터 거래활성화를 위해 시민 개개인을 대신해 데이터 수요자와 협상을 지원하는 데이터신탁(Trust)이나 데이터 협동조합 등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시민들의 데이터 마인드를 높이는 작업, 명확한 블록체인기반 스마트시티 운영·관리체계를 마련, 블록체인 법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포함된다.

데이터 마인드를 가진 시민들이 늘어나고 블록체인기술 기반 위에 무형의 자산이 풍요로워지는 스마트 도시 대구를 소망해 본다.

<대구테크노파크 디지털융합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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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대 대구테크노파크 디지털융합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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