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와 메타버스, 산업 지형 바꿀 '게임 체인저' 될까

  • 구경모
  • |
  • 입력 2022-01-03 07:43  |  수정 2022-02-10 07:48  |  발행일 2022-01-03 제9면
[NFT와 메타버스,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1) 새로운 기회 vs 아직은 시기 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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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업체 'YH 데이터베이스'와 함께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 있는 공공형 예식장 '비즈 컨벤션'을 메타버스로 구현해 지난해 11월 시범 운영했다. 메타버스 김해 공공형 예식장 '비즈 컨벤션'.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와 '메타버스'가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굴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NFT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확장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메타버스는 모든 콘텐츠 산업과 엔터·문화산업 등과 연결되며 융복합 서비스로 진화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다. 때문에 NFT와 메타버스가 '제2의 인터넷'처럼 산업 지형을 흔들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NFT와 메타버스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연 NFT와 메타버스는 새로운 기회일까.

◆NFT, 디지털 자산에 소유권 부여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에 고유한 값을 부여한 인증서다.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돼 해당 자산의 소유권, 구매자 정보 등을 기록하고 그것이 원본임을 증명한다. 복사 또는 다른 NFT와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체 불가 토큰'이라고도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화한 자산을 토큰이라고 한다. 토큰은 해당 자산의 가치를 저장하고 대변하는 디지털 증표가 된다. 만약 토큰이 지급 결제 수단으로 쓰이거나 다른 토큰과 교환 가능하면 FT(대체 가능 토큰)가 되고 불가능하면 NFT가 된다. 토큰화된 디지털 자산에 NFT가 붙으면 소유권과 희소성 등을 인정받고 가치가 상승한다. 가치의 상승은 곧 경제적 이익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NFT의 경제적 가치는 '대체 불가능'한 데 있다. 미술 작품의 경우 원본은 다른 작품으로 대체 불가능하다. 디지털 작품이라면 원본과 똑같이 복제 가능하다. 문제는 무한 복사가 가능해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것.

여기에 NFT를 통해 소유권이 인정된 복사본은 고유 가치를 가지게 된다. 온라인으로 배포되는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과 창작자의 가치를 보장받을 길이 열리는 것이다.


'대체 불가 디지털자산' NFT,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 역할
다양한 분야의 기업, 실제 비즈니스에 이용 사례 증가
실물 거래시장과 디지털 거래시장 사이 정보 소통 부재
NFT 발행절차·진본 확인 위한 제도 개선 필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는 NFT 시장

NFT 관련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시(OpenSea)의 누적 거래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133억달러(15조7천억원)를 돌파했고, 엑시 인피니티(38억달러), 크립토 펑크(23억달러) 등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NFT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또는 서비스·인프라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실제 비즈니스에 이용하는 사례가 등장했다"며 "온라인 게임, 메타버스 등 가상환경과 미술품·예술품 등 실물거래에 NFT를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FT를 활용하는 분야는 다양하다. 영남일보는 지난해 10월 국내 신문사 최초로 NFT 전용 플랫폼을 만들어 콘텐츠를 발행하고 전시·판매했다. 외국의 쿠엔틴타란티노 감독은 고전 영화인 펄프픽션의 미공개 장면을 NFT로 판매했고, 팝아티스트 마리킴의 작품은 NFT로 6억원에 판매됐다.

영국의 음악가 디스클로저는 자신의 신곡을 NFT화하기도 했고, 웹툰·게임·패션 분야에서도 NFT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준비 중이다. 이 같은 NFT의 영역 확장은 메타버스와 결합했을 때 극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백권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는 "NFT는 메타버스 같은 가상공간의 특정 가상자산에 대한 사유권을 인정하는 등기권리증이면서 가치인증서"라고 했다. 또 국회 입법조사처 박재영 조사관은 "블록체인에 고유한 값을 저장한 NFT는 공간의 혁명이라 할 수 있는 3차원 메타버스 세계에서 확장성의 극대화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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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디지털화된 지구

메타버스(Metaverse)는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에 가상·초월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라는 접두어를 결합한 합성어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현실과 뒤섞인 디지털로 구현된 가상세계의 집합을 말한다.

스마트폰·컴퓨터·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디지털화된 지구를 메타버스란 부른다. 현실을 초월한 가상의 세계로,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어 하나의 고정된 개념으로 설명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아바타를 활용해 단지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의 기술 연구 단체인 ASF는 메타버스를 △증강현실 세계 △라이프 로깅 세계 △거울 세계 △가상 세계로 분류한다.

증강현실은 현실에 판타지가 입혀진 것을 말하고, 라이프 로깅은 디지털 공간에서 자신의 일상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 즉 브이로그나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SNS를 말한다. 거울 세계는 현실 세계를 디지털 공간에 복제한 것으로 구글맵, 배달의 민족 등이 있다. 가상세계는 다른 세계에서 타인들과 맺는 사회 활동을 뜻하며, 구체적인 예로는 온라인 게임 등이 있다.

◆MBN 결합 비즈니스의 출현

메타버스 안에서는 나를 대신한 아바타가 가상세계 속에서 놀이공원과 미술 전시회를 즐기는가 하면 가상의 부동산을 사고팔수도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도 급속히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은 2025년 2천800억달러(약 330조원) 규모로 폭발적인 급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입법조사처 박재영 조사관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유수 IT 기업들도 이른바 MBN(Metaverse-Block chain-NFT) 결합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고 NFT 마켓을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제페토'로 주가를 올렸고, 카카오는 자회사 '그라운드X'를 통해 NFT 거래장터를 구상 중이다.

◆과대 광고…신중론도 대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즉 메타버스 기술이 상업적으로 활용되면서 새로운 기술로 과대 광고되고 이것이 '메가트렌드'란 이름으로 포장돼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NFT의 경우 변동성이 높아 안정적인 시장형성이 어렵고, 실물 거래시장과 NFT 거래 시장 사이의 정보 소통 부재로 디지털 자산 시장의 신뢰성 확보가 어렵다.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현재 관련법에 따르면 NFT를 가상자산으로 볼 수 있지만 재산권을 보장해주지는 않고 있다. 더불어 실물과 디지털 자산의 NFT 발행 절차 및 진본 확인을 위한 제도적 수단도 필요하다.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명예회장은 "아직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우리가 원하는 완벽히 탈중앙화된 NFT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현실 세계와 같이 유동인구가 많고 대체 불가능한 가치 높은 공간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으며, 유저는 언제든 쉽게 다른 곳으로 이동 가능하다"며 "향후 성공할 메타버스 세계의 비즈니스 모델을 현시점에서 가늠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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