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를 넘어 가상세계 곧 보편화…현실보다 더 많은 문제 발생할 수도"

  • 구경모
  • |
  • 입력 2022-02-02 14:14  |  수정 2022-02-10 07:47  |  발행일 2022-02-03
[NFT와 메타버스,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4)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 홍철운 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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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문화국가
가상현실콘텐츠 산업협회 김동현 명예 회장은 최근 가상문화도시의 인프라 건설을 통해 국가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안을 발의했다. 홍철운 회장 제공.
탈중앙화
홍철운 회장 제공.
"Meta(Facebook)의 마크저크버그도 메타버스가 어디로 갈 지 어떻게 발전할지 모른다고 합니다. 지금의 가상현실기술(오감을 다루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현실과 가상의 중간 단계인 메타버스가 아니라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의
홍철운
가상현실콘텐츠 산업협회 홍철운 회장.

'오아시스'처럼 가상세계(VR World)가 보편화 되는 시점이 곧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남일보는 지난 2일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 홍철운 회장을 만났다. 2018년 5월 사단법인으로 등록하며 정식 활동을 시작한 가상현실콘텐츠 산업협회는 300개 이상의 회원사들이 모여 가상현실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홍 회장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화 캐릭터와 같은 이미지로 구현한 메타버스보다는 오감이 실제로 구현된 환경에서 나와 똑같은 아바타가 활동하는 가상세계가 곧 올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NFT와 메타버스 열풍이 거셌다.
"국내 메타버스 열풍은 지난해 3월 10일 로블록스의 뉴욕증시 직상장을 시작으로 불기 시작했다. 상장 두 달 전 로블록스의 기업가치는 295억 달러(34조원)였지만 상장 당시엔 시가총액 460억 달러(52조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장 공모가 45달러로 시작한 로블록스의 주가는 11월 한때 최고 주당 141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오감이 실제 구현된 환경에서
아바타가 활동하는 세상 올것
단순유행 아닌 현실·가상 연결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NFT 아트·게임 시장 급성장
신기술에 적응해야 도태 안돼
문화·체육·관광 등 공공 시설
국가기반 가상도시 준비해야

 

'세상 사람들을 게임으로 한자리에 모은다'란 모토를 갖고 있는 로블록스는 상장 당시 '로블록스는 게임이 아니라 메타버스'라고 말하면서 메타버스란 용어가 부각됐다. 이후 점차 시들해지는가 싶었지만, 지난해 10월 말 전 세계 30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META'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메타버스는 이제 단순한 유행이 아닌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 NFT와 메타버스가 현재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NFT는 무한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상품에 소유권을 증명하는 '고유성'과 '희소성'을 부여해 주는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메타버스 세상의 경제 기반이 되는 디지털 자산의 원본 인증서로 거래 가능한 화폐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해까지는 다양한 NFT 거래소를 통해 NFT Art작품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NFT게임을 통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테슬라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아내이자 가수인 그라임스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된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그림을 경매에 내놓아 20분 만에 65억원을 벌었다. 국내의 경우 간송미술관이 최근 훈민정음 해례본을 100개의 NFT로 만들어 판매했다. NFT 1개당 가격이 1억원이었지만, 불티나게 팔렸다.


또 샌드박스와 디센트럴랜드와 같은 탈중화 된 메타버스에서 NFT화 된 가상토지를 구매할 수 있고 다른 유저에게 재판매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아이템 및 애셋데이터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다."


-NFT와 메타버스의 산업구조를 설명한다면
"크게 보면 '메타버스=시공간의 탈중앙화', 'NFT=소유권의 탈중앙화', 'Defi=금융의 탈중앙화', 'Web 3.0=탈중앙화 생태계'라고 말할 수 있다. NFT는 기본적으로 고유식별자와 메타데이터 그리고 콘텐츠의 3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고유식별자는 비밀키와 공개키로 이뤄진 소유자를 구분하는 데이터이며, 메타데이터는 일종의 분류 코드이다. 그리고 해당 NFT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까지 이렇게 3가지 요소이다.


메타버스는 인프라 (컴퓨터, 인터넷, 크라우드 등), 플랫폼 (메타버스 앱 - 제페토, 위버스, 로블록스 등), 콘텐츠 (일반인 사용자, 크리에이터 등), 경험의 접점 (디바이스 - VR기기, 스마트폰, 컨트롤러, AR 글라스 등), 유저 베이스 (인플루언서, 인기인, 연예인 등)로 이뤄져 있다. Web 3.0이란 데이터가 분산화돼 저장되고,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웹환경이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의 경쟁력은
"NFT 시장은 Art에서 게임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어마어마하게 성장하고 있다. 1조 원을 버는 게임회사가 NFT 게임을 통해 글로벌에서 100조 원을 벌 수 있는 시장이 되고 있다.


'P2E(Play to Earn)'게임은 게임상의 아이템을 현금화해 게임 플레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개념의 게임 방식이다. 게임사가 유저들에게 공짜로 발행하는 암호화폐로 아이템을 환전시켜주거나 특정 고유의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하나의 고유한 아이템으로 NFT화시켜 유저간의 거래를 통해 시세차익의 이득을 보게 해주는 것이다.


한국 회사에서 만든 게임으로는 위메이드에서 서비스하는 미르4의 글로벌 버전이 있는데, 아직 캐릭터가 NFT화 되진 않았다. 하지만 게임 내에 나오는 자원인 '흑철'을 드레이코 토큰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이 드레이코 토큰을 바로 위메이드 측의 암호화폐인 위믹스(WEMIX)로 환전하는 시스템이다.


이 위믹스는 업비트, 코빗 등의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한국 서버에서는 환금성이 있다는 이유로 게임물관라위원회 등급 거부 사유가 돼 국내 서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이다. 대신 VPN을 사용해 글로벌 서버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들어간 게임은 환금성이 있다고 여겨져 과거 바다이야기 사태의 영향을 받아서 설립된 게임물등급위원회를 전신으로 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심의를 거부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서비스할 수 없다. 그래서 미르4도 한국 서버에서는 이 시스템이 막혀 있다. 2021년 기준 상당히 많은 한국의 게임 회사에서 NFT를 도입한 게임들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허용해달라는 요구가 업계에서 늘어나고 있다."


-NFT, 메타버스 등의 신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도태될 기업과 사람들도 늘어날 것 같다
"데이터가 분산화돼 저장되고,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웹3.0 환경에서 탈중앙화된 서비스 시스템을 새로 만들 수 있는 기업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탈중앙화 플랫폼은 웹 3.0 시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웹 3.0에 대한 개념은 현재 정립되어가는 과정에 있지만, 핵심은 맞춤형 웹 시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웹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정보 부족 시대에 살았지만, 웹 1.0과 웹 2.0 시대를 거치면서 정보의 결핍이 아닌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웹 3.0의 구현을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처리 기술이 핵심이다. 소비자의 선호와 필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정보를 찾아 채택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발전한다 해도 양질의 정보 자체를 생산할 수 없다. 앞으로는 다양한 요구에 부합되는 다양한 정보가 제공돼야 하는 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블록체인 기술이다."


-메타버스가 저출산·균형 발전 등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메타버스란 가상공간에서 오히려 현실보다 더 많은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 앞으로 우리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더 많은 삶을 살아갈 것이기에 정부의 다양한 준비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 김동현 명예회장은 최근 '가상문화국가 정부주도형 메타버스, 가상문화도시 조성'안을 제시했다. 이는 정부의 문화, 체육, 관광 시설 및 '공공향유형' 자산을 메타버스 공간에 우선 구축해 가상문화도시의 인프라 건설을 통해 국가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취지다."

■홍철운 회장은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 회장△푸토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사△엠버튼 대표 이사△국방기술품질원 산하 국방벤처센터 국방벤처협의회 위원△Caiweb 대표 △2016년 '문화산업발전기여'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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