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진출 가속화…플랫폼 사라지면 자산 증발할 수도

  • 구경모
  • |
  • 입력 2022-02-09 14:31  |  수정 2022-02-10 09:15  |  발행일 2022-02-10
[NFT와 메타버스,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5·끝〉투자의 모든 것-이규엽 한국대성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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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구글·애플·텐센트·알리바바
세계적 기업들 메타버스에 박차
테크기업에 장기적인 관심 둘 만
가치창출 등 밸류체인 역할 주목

자전거래·정보의 비대칭성 등은
투자자에게 상당한 리스크 요인
법적 보호나 규제도 아직 섣불러


NFT와 메타버스가 투자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NFT와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이기만 하면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2년 NFT를 결합한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소식에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주가가 33.3% 하락했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해 7월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증강현실(AR) 개발 플랫폼 업체 맥스트의 주가는 메타버스 관련 주로 묶이면서 상장과 동시에 따상상상(공모가 두 배로 시작한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 기록·공모가의 4.39배 상승)을 기록했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까.

영남일보는 9일 한국대성자산운용 이규엽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한국대성자산운용은 2018년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14.8%로 국내 1천403개의 헤지펀드 중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부문 4위를 기록했고, 2018년 2월 7일 이후 공모주 펀드(7개) 누적 수익률 216.32%(2022년 2월 7일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해 NFT와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열풍이 거셌다. 이유는?
"경제 및 산업 구조의 디지털화 및 코로나 19로 인한 언택트 산업이 부각되는 가운데, AI, 가상현실(VR, AR), 메타 플랫폼 등을 통합한 개념이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이미 그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미국의 구글, 메타 플랫폼(페이스북) 등과 중국의 알리바바, 메이탄 등의 상위 시가총액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플랫폼 기업들이 차지한다. 이런 대형 플랫폼 기업들은 메타버스 산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고, 향후 메타버스 시장 성장 잠재력이 그 바탕에 깔려있다.
메타버스 세계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NFT(Non Fungible Token)이다. NFT는 고유의 토큰 하나에 고유의 자산(물건)을 연결하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예를 들면, 디지털 작품이라든지, 가상 부동산 등 메타버스 내 자산을 NFT화 시켜 고유값을 부여받아 소유권 확보가 가능하고, 가치를 지니고 있어 거래소에서 유통될 수 있고 가치 상승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인간의 끊임없는 탐험, 가상세계에서의 또 다른 가치 추구, 자산 증식에 대한 욕구가 메타버스라는 기업의 미래사업 방향과 맞물리면서 지난해 NFT, 메타버스 투자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 메타버스의 미래 소비 주체인 MZ 세대들의 관심이 높고 문화, 예술, 미술 등의 콘텐츠를 NFT화 해 플랫폼(거래소 등)에 등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올해는 어떨까?
"올해도 메타버스 열풍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메가(Mega) 기업들이 메타버스 산업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최근 역사적인 빅딜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회사 블리자드를 인수하면서 게임 산업을 통한 메타버스 진출을 본격화했다. 중국 대형 플랫폼 기업인 알리바바도 지난해 10월 XR(증강현실) 실험실을 출범해 증강현실·가상현실 관련 기술 연구를 강화했으며, '알리바바 메타버스', '타오바오 메타버스' 등 상표를 출원했다. 그밖에 텐센트 등 많은 중국 플랫폼 기업들이 메타버스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중 등 외국의 주요 투자 시장 전망은 어떤가?
"중국의 경우 지난해 데이터보안법, 독과점금지법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상당히 있었고, 중국 플랫폼 기업의 대부분이 지난해 20% 이상 주가가 내려간 상태이다. 중국 당국의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올해 상반기 마무리 단계로 판단되고 있고,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플랫폼 기업들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홍콩 빅테크 기업 및 본토 증시 테크주에 외국인 자본 유입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의 경우도 최근 금리 인상과 긴축 관련 우려 등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애플, MS, 구글 등은 여전히 실적 면에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메타버스와 연관된 테크기업들의 투자 기회를 노려볼 필요 있다."

- NFT와 메타버스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가상 부동산 투자, NFT 예술 작품 투자 등 메타버스 자산 관련 투자가 활발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4월 비플(Beeple)의 작품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785억 원에 낙찰된 사례가 있고, 메타버스 플랫폼 내 가상 땅, 부동산 등에 투자해 몇 천 %의 수익을 내는 사례도 많다.
메타버스가 완성되기 전 가상공간을 미리 선점하면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가상 자산 투자가 맹목적인 투기성 자산(코인, 아이템 등)으로 그 영역이 늘어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필요 있다. 실제 NFT의 희소가치가 있을 수 있으나 더 업그레이드된 경쟁사 가상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플랫폼 사용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 단계에서는 메타버스 가상 자산 투자에 대해 투자자들의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메타버스 산업으로의 방향성은 맞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고 투자 자산에 대한 법적 보호나 관련 규제 등이 마련되지 않았다. 또 가상 자산 거래 플랫폼 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자전거래(NFT 판매자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가상자산 지갑들에 자금을 보내 해당 NFT를 구매하며 가치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수법)에 의한 가치 상승, 정보의 비대칭성(정보의 공급자와 수급자 중 어느 한쪽이 더 양질의 정보를 갖게 되는 것) 등은 투자자에게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 NFT 미술시장, 가상 부동산 시장 등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단기 시세차익의 목적이거나, 투기성 투자가 아닌 NFT 미술 작품의 가치 판단에 따른 투자가 중요하다. 물론 NFT 미술시장에서 작품성 및 미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예술가의 철학이라든지, 작품의 방향성, 활동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어스2 플랫폼에서 한국 이용자의 가상 부동산 자산 규모가 100억 원 이상 돌파했다. 한국 가상 부동산인 강남역 사거리 땅 등과 같은 인기 지역의 수익률은 2만% 이상 기록하기도 했다. 주의할 점은 첫째로 가상 자산의 실체가 불명확하고 또 이에 대한 규제와 보호 장치 없다는 점, 둘째로는 플랫폼 자체의 신뢰성 및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랫폼이 사라지면 가상 부동산 자산이 증발할 수 있어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물 부동산이 그러하듯 가상 부동산도 입지가 좋아야 한다. 부동산의 가상공간에 대한 이용률이 줄어들면 가치가 떨어질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투자 대상 기업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또 주목할 만한 기업이 있다면.
"투자 대상 기업 판단 기준으로 메타버스 산업의 밸류체인에 속한 회사이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메타버스 연결의 필수 아이템인 VR(가상현실)헤드셋, AR(증강현실)등의 장비와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페이스북 등의 기업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메타버스 제작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와 영상·이미지를 데이터화 하는 GPU(그래피스 처리 장치) 반도체 생산 기업인 엔비디아(NVIDA) 등의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블록스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메타버스 콘텐츠(게임) 플랫폼 기업으로 작년에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회사는 게임 유통 플랫폼 구현뿐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플레이할 수 있고, 가상 자산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게임 공간 내에서 교류뿐 아니라 이벤트를 열어 이용자 간 친목도 가능하다.
국내 기업으로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를 운영 중인 네이버,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운영 중인 엔씨소프트 등의 기업을 주목한다. 가상 세계에서 단순 자산·콘텐츠 제공을 넘어 이용자를 위해 문화와 가치를 창출하면서 밸류 체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구·경북 등 지방정부가 투자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지방정부가 벤처, 창업펀드와 같은 공공 펀드를 조성하여 투자가 가능하지만, 메타버스 산업 이해도가 높은 민간 전문투자회사와의 협력하에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PE(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 등과 공동으로 출자해 펀드(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를 조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펀드 자체의 규모도 키울 수 있다.
또는 지방정부가 자금 여력이 부족할 시 메타버스 전문 채권을 발행해 민간펀드에 앵커(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혹은 VC펀드 등 전문화된 펀드(메타버스)에 지분 투자자로 참여해 리스크 관리 및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중국 지방정부의 경우 특정 산업 전문 채권을 발행해 기업에 현금을 출자하거나, 생산부지 등 부동산 제공을 통해 지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지방 정부도 이러한 중국 지방정부의 투자 방식을 참고해 투자 방법을 모색하면 좋을 것이다."

■이규엽 대표는

△대구 대륜고 졸업△고려대 법학 학사·석사 △금융감독원 근무 △중국 정법대학 민상법 학원 금융법 박사 △한중금융연구센터장·중국 산둥성웨이하이 중재위원회 중재원 △경제부총리 표창△ 금융감독위원장상 △ 금융감독원장상 수상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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