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방역패스' 소송, 기본권과 공익의 충돌…법원 판단 주목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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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05 16:24  |  수정 2022-01-05 16:38  |  발행일 2022-01-06 제2면

방역패스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법원이 국민의 '기본권'과 '공익' 중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는 지난 4일 함께하는사교육연합·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백신접종 증명·음성확인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백신 미접종자의 학원 등을 이용한 학습권이 현저히 제한되므로, 사실상 교육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등을 직접 침해하는 조치에 해당한다"며 "현실적으로 학원 등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된다. 백신 접종이라는 개인의 신체에 관한 의사결정을 간접적으로 강제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했다.


또 "백신 미접종자의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은 충분히 존중돼야 하며 결코 경시돼서는 안 된다. 학습권과 직업의 자유 등을 직접 제한하는 중대한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 정당화될 정도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함께하는사교육연합은 법원이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했다며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반면, 정부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 불복, 즉시 항고했다.


정부의 방역패스와 관련한 또다른 소송도 주목된다.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를 비롯한 의료인, 시민 등 1천23명이 서울행정법원에 방역패스 처분에 반대하는 집단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집행정지에 대한 첫 심문기일은 7일이다.


소송 대리인 가운데 한명인 윤용진 변호사는 "백신이 적절한 수단이 아니며, 설사 그렇다 해도 정부의 조치가 지나치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겠다"라며 "독감 바이러스가 콧속에 있다고 해서 독감에 걸린 것이 아니듯, 코로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PCR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으면 '감염자'라고 낙인을 찍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게다가 백신 접종률이 90%를 웃도는 상황이지만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고 중증화 방지도 안 된다. mRNA방식 백신도 인류 역사 최초인데, 검증도 제대로 않은 상황에서 아이들에게까지 접종을 강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방역패스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헌법소원도 청구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지역 법조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정부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공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천주현 변호사는 "정부는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재량행위'가 있지만, '수단'을 적합하게 사용했느냐가 문제다. 닭 잡을 땐 '닭 잡는 칼'을 휘둘러야지 '소 잡는 칼'을 휘둘러선 곤란하다. 중대한 기본권 침해가 될 경우, 법의 균형성이 파괴된다"며 "법원이 '빠른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 정부는 잘못된 정책을 고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사실 이번 소송은 행정소송이지만, 평가 기준은 '헌법소원'과 흡사하다. 원고 측이 침해된다는 것이 개인의 사사로운 재산권이 아니라 헌법적 기본권이다"라고 밝혔다.


강수영 법무법인 맑은뜻 변호사는 "집행정지를 인용했다고 해서 본안 소송도 이길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며 "소송 기간과 방역 상황이 맞물릴 것 같다. 소송 기간에 감염자 수가 폭증한다면 집행정지와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게임체인저' 알약 치료제가 공급 되는 일이 생긴다면 원고가 승소할 수도 있다. 방역 패스가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맞지만, 헌법에 합치하는 제한인지가 문제인데, 법원으로서도 판단에 부담이 있을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권재칠 법무법인 중원 변호사는 "이번 집행정지 신청 인용은 대상이 주로 청소년이라서 나온 것이지, 방역체계 전부에 대한 판단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도 '방역패스'가 있는데, 다른 나라 상황과 발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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