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 '사상 첫 추대 당선' 대구예총 이창환 신임 회장 "대구를 예술문화도시로…시민·예술인 교류 창작공간 마련 급선무"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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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6   |  발행일 2022-01-26 제14면   |  수정 2022-01-26 07:50
건축가 출신…통합·조정에 익숙
10개 회원단체 의견 귀 기울일 것
도심 폐교 등 유휴공간 적극 활용
대구시·시교육청에 제안할 계획
기업과 파트너십 '메세나' 활성화
市와 협력해 예술인 지원 확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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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제12대 대구예총 회장이 4년간의 임기 동안 추진할 계획을 밝히면서 미소짓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영남일보는 앞으로 4년간 대구 문화예술계를 이끌어갈 이창환 〈사〉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이하 대구예총) 신임 회장을 만났다. 대구경북건축가회장과 대구예총 수석부회장을 역임한 이 회장은 대구예총 사상 최초로 단독 출마 후 회장으로 추대, 지난 22일 정기 대의원 총회 이후부터 제12대 대구예총 회장 임기를 시작했다. 오는 2월1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인 이 회장은 "대구예총이 앞장서 시민과 예술인 모두가 행복한 도시 대구를 만들겠다"며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대구예총 회장 선거 단독 출마 후 추대 당선은 최초다. 당선 소감은.

"소감이라고 하니 부끄럽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에 큰 변화가 요구되고 있어 책임감이 매우 크다. 제11대 대구예총에서 2년 임기의 수석부회장을 4년 동안 맡고 예총 업무를 보좌한 것이 회원단체 구성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듯하다. 이런 이유로 회장에 단독 추대된 것으로 보인다. 감사한다. 전임 회장님께서도 잘하셨지만 신임 대구예총 회장은 각 회원단체 간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조정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순수예술이 아닌 건축계 인물이 대구예총 회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지만, 이미 2·4대 대구예총 회장이 건축가회에서 선출된 바 있다. 예총 원로들에 따르면 특히 건축가회 출신 회장님들이 통합을 잘하셨다고 들었다. 건축가들이 각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해당 분야를 통합하고 조정하는 능력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특히 건축설계의 경우 20~30여 개의 부분으로 나눠 진행되기에 건축가들은 통합과 조정에 이미 익숙하다. 또한 과거 회장 경선 시 적지 않은 후유증이 있었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 추대 당선이어서 운신의 폭도 상대적으로 넓다고 생각한다. 대구예총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 10개 회원단체의 의견에 귀 기울일 것이다."

▶역점 추진사업은 무엇인가.

"먼저 대구를 행복한 예술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인들이 시민과 교류할 수 있는 창작공간 마련이 급선무다. 예총회관 건립도 중요하지만 사무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창작 공간 확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당수 지역 예술인들의 삶이 기본적 생활을 이어갈 수 없을 만큼 어려웠다. 특히 젊은 신진 예술가들을 지역에 정착시키고 생계를 보장하는 방법 중 하나로 창작공간 마련이 필수라는 생각이다. 예술인들이 마음 놓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창작공간 마련을 위해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등에 여러 제안을 할 계획이다. 지역 내 폐교 등 현재 대구 도심 학교들의 활용도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시·대구시교육청과의 협의 하에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창작공간을 확보하고 예술 활동의 저변을 마련하겠다. 이 밖에도 대구 도심 공공건축물의 유휴공간 활용 방안을 대구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대구스타디움 내 한류단지 조성 등 대구시가 도심 유휴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구예총은 각종 제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로 대구예술인의 위상 재정립에 나서겠다. 그동안 지역 예술인들은 재능기부 등의 봉사에만 주력한 측면이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예술인 상당수는 기본적 삶을 영위하기에도 벅찼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메세나 (Mecenat)' 활동을 활성화하는 한편 대구시에는 예술인 지원 확대를 요구하겠다. 구체적 실현 방안으로는 대구예총 내 10개 예술단체와 지역 기업 간 '1사 1단체' 자매결연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저는 설계사무소를 운영한 덕분에 내로라하는 지역기업 상공인들과 친분도 두텁다. 그동안 경영 전문가인 기업인들을 보며 많이 배웠다. 마지막으로 대구예총의 대전환을 예술인과 함께하겠다. 굳이 '개혁'이라는 말은 쓰고 싶지 않다. 우리 자신이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구경북건축가회장을 역임했다. 건축의 어떤 부분이 문화예술과 관련 있나.

"건축은 종합예술로 예술의 모든 요소들이 고루 들어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며 예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것이 건축이기도 하다. 물론 일각에서는 건축분야가 예술단체에 포함됐다는 데 대해 의아한 표정을 짓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종합예술인 건축 분야 출신 회장이 대구예총을 구성하는 10개 단체를 잘 통합해 갈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에 대한 애정도 크다. 어렸을 때부터 건축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보수적이셨던 집안 어른들은 제가 사범대학에 진학하길 원했지만 결국 건축가가 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통건축과 선비정신 등을 보고 자라났던 어린 시절도 한몫했다. 늘 공간에 대한 상상으로 생각에 잠기곤 했다. 건축을 본격적으로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다. 지인 중 건축 답사를 하는 건축가분이 계셔서 자연스럽게 전통건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당시 그 지인이 박사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안동지역 고택을 함께 둘러보곤 했는데 이러한 소중한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 전반이 힘들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미 김종성 전 대구예총 회장님께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역 문화예술계의 변화를 주도하신 바 있다. 공연예술의 경우 대중 앞에서 대면하는 부분이 있어 적극적인 변화가 어렵기도 했지만, 비대면이 가능한 분야의 경우 각종 해결방안을 강구해 이미 시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전임 회장님께서 이미 대구예총이 나아갈 방향성을 잘 정해둔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코로나19에 대처해온 대구예총의 정책들을 조금만 더 보완한다면 충분히 관련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역 예술인과 대구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앞서 말씀드렸지만 대구가 예술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예술인들이 솔선수범하고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희생 속에서도 대구시민과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출마 과정 속에서 대구예총 회원단체들로부터 적극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말도 들었다. 대구시와의 협력도 강화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1961년 경북 의성군 안평면 출생인 이창환 제12대 대구예총 회장은 대구에서 영신중·대륜고를 졸업하고 울산대 등에서 학사를, 경일대 산업대학원과 계명대 대학원에서 각각 건축공학과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주〉토담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수상경력으로는 '대구시 건축대상' '대구시 건축 작가·작품상' '대한건축학회 작품상' 등이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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