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막의 아내 김기전 대표 "남편 공연 팸플릿 메모로 가득 글만 봐도 무대 한눈에 그려져"

  • 최미애
  • |
  • 입력 2022-02-14   |  발행일 2022-02-14 제20면   |  수정 2022-02-14 08:16

김기전

"남편 같지 않고 동지고 친구였어. 자기 가는 길, 내가 가는 길이 있으니까 각자 정신없이 살아왔지."

무용평론가 정막 선생의 아내이자 초대 대구시립무용단 안무자를 지낸 김기전 <사>다다 대표는 정 평론가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뒷받침해줬던 사람"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정막 선생이 무용 공연을 보고 쓴 글을 보면, 무용가의 무대가 한눈에 다 보인다고 했다.

"'어떤 무대에서 어떻게 춤을 췄다'라는 내용이지, '잘한다, 못한다' 같은 말은 없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춤을 췄는데 앞으로 (작품이) 이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였죠. 뭔가 꼬집어서 '나쁘다, 멋지다'라고는 하지 않았어요. 할 말 다하는 나하고는 성격이 다르기도 했고…. 오히려 내가 남자고 정막 선생이 여자 같았지."

김 대표에 따르면, 정막 선생은 공연을 보면서 메모를 부지런히 했다고 한다. 기록을 남기는 것을 좋아해 영수증도 차곡차곡 챙길 정도였는데, 정막 선생에게 메모는 몸에 밴 습관이었다. 그가 공연을 보러 갈 때면 김 대표도 함께했고, 공연에 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눴다.

"(정막 선생은) 강원도·전라도로 공연 보러 갔다 밤에 오면서 일했지. 공연 전에 프로그램을 보고 공연을 볼 때는 메모를 하면서 보는데, 그게 본인 습관이야. 공연 보고 나면 팸플릿에 메모가 꽉 찼어. 그래서 정리해서 나를 한 번 보여주는데, 한문을 많이 써놓으면 내가 쉽게 읽을 수 있게 말해주고…. 그런 얘기를 가지고 우리가 춤 이야기를 서로 많이 하다 보니 본인도 쓰기가 편한 거야. 그때는 무용 이야기만 하면 너무 신났었어."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