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이유있는 경북 메타버스 수도 선포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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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3   |  발행일 2022-02-23 제26면   |  수정 2022-02-23 07:09
무한성 보장된 가상공간

AI 등 미래기술 담는 그릇

경북, 메타 수도 비전 선포

현실세계와 연결성도 중요

콘텐츠·기술 차별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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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경 경제부장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상반기 매조지했어야 할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을 올해 1월 말에야 확정했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국가 계획이 이렇게 늑장처리돼도 괜찮나 싶다. 당시 TK에선 통합 신공항 접근성 개선에 필요한 중앙고속도로 확장(4→6차로), 대구~성주 고속도로 신설 반영 여부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허탈하게도 신공항 연계 고속도로 사업은 일찌감치 결정됐다고 한다. 수도권 내 경부고속도로 지하 추가도로 확장 논의 때문에 지체된 것이다. 서울 교통혼잡을 완화해줄 방안을 찾기 위해서였다. 몰염치 수준이 도를 넘었다. 지역에선 영문도 모른 채 오매불망 기다리기만 했다.

포스코 본사가 50여 년간 동고동락했던 '포항'을 떠나려 한다. 그룹 미래를 위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지주사(포스코홀딩스)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결정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그룹 전체 미래전략 수립과 자금운영 계획 등을 총괄하며 '헤드 오피스' 역할을 할 지주사 본사를 서울에 두려 하자 포항시민이 온몸으로 저항하는 모양새다. 철강전문 계열사로 <주>포스코는 포항을 계속 지키지만 포항시민들은 상징성이 강한 본사 소재지가 이전하는 것에 대해선 격한 반응을 보인다. 대기업을 하나 유치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잘 아는 상황에서 있던 대기업 본사마저 옮겨가는 것에 대해 지역 전체 민심도 좋을 리 없다. 경북도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에서 태동한 기업의 재도약도 존중하면서 민심도 살펴야 해서다. 선택의 시간은 점점 다가온다. 대규모 투자유치를 확답받는 실리적 카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지도 관심사다. 한동안 지독한 고민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처럼 '수도권 발(發) 사안'들에 늘 위축돼 온 경북이 인공지능(광주)·블록체인(부산)과 함께 4차산업 혁명시대 핵심기술 중 하나인 메타버스(가상공간)를 선점하겠다고 나섰다. 목표는 선명하다. '메타버스 수도(首都)'가 되는 것. 24일엔 '메타버스 수도 경북 비전' 선포식까지 연다. 메타버스가 인공지능·블록체인을 담아내는 큰 그릇이란 점에서 기대감은 크다. 강력한 리딩(leading) 심리가 읽힌다. 현실적 제약 탓에 성장판을 스스로 닫는 상황에서 탈피, 무한성이 담보된 가상공간에서 포효하고 싶은 욕구도 투영됐다. 우선 지긋지긋한 '소멸지역'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이버 인구를 늘리면 된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서울 등 다른 지역민들이 경북이 제공한 콘텐츠에 매료돼 온라인상에서 주거지를 경북으로 옮기게 하는 것이다. 인구 263만명인 경북이 가상공간에선 1천만명까지도 늘 수 있다.

메타버스 공간에선 통합 신공항을 미리 만나 볼 수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아무 제약 없이 구현 가능하다. 코로나19 여파로 발길 끊긴 지 오래인 경주행 수학여행단도 연중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메타버스는 종착지가 아니라 플랫폼이라는 점을 망각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가상공간 속 호응이 현실세계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메타버스에 탑재될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개발과 활용 기술 확보에서 승부가 난다. 인재 양성, 스타트업 및 연구기관 육성을 통해 차별화된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에 대구도 당연히 힘을 보태야 한다. 메타버스 수도로 가는 길이 쉽지 않지만 방향은 맞다. 수십 년 응어리진 한을 풀 때가 됐다.
최수경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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