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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 환자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암 생존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최신 암 통계(2019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19년 신규 발생한 암 환자는 25만4천718명으로, 2018년(24만5천874명)보다 8천844명(3.6%) 증가했다. 암 환자 증가로 암 유병자도 215만명가량으로 2018년보다 14만명가량 증가했다. 암 유병자는 1999년 이후 확진 받아 2020년 1월1일 기준으로 암을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사람을 의미한다.
이런 탓에 암은 우리나라 사망률 원인 1위, 선진국에서도 사망률 원인 1위 질환이다. 그런 만큼 주변에 '암'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암에 걸렸다가 치료에 성공한 이들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암 진단 후 5년 초과 생존한 암 환자는 약 127만명으로 전체 암 유병자의 절반 이상(59.1%)으로, 전년도보다 11만명가량 늘어났다.
이렇게 암 치료에 성공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항암 치료에 대한 공포'다. 암이 재발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항암치료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암 치료가 10년 내에 급진적으로 발달하면서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개발도 이어져 암 치료의 방식도 개선되고 있다. 환자들에게 편한 쪽으로 나아지고 있는 만큼 이전의 항암치료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막연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항암치료, 힘들어도 일찍 시작해야
가장 많이 떠올리는 선입견은 항암치료를 할 때도 너무 힘이 들고, 하고 난 뒤에도 오심 구토, 머리 빠짐 등 부작용으로 시달려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탓에 환자들에게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면 "부작용이 심해서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들었다"며 아예 치료를 시작하지 않겠다고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세포독성 항암화학치료는 약에 따라 오심구토가 심할 수 있고, 이 부작용은 많은 환자들을 힘들게 한다.
하지만 모든 약이 그런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항구토제가 많이 개발된 덕분에 오심구토 증상을 많이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런 만큼 의사를 믿고 항암치료를 시작해봐도 좋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항암치료 초반에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느낄 수 있다. 암이 진행됐다 하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탓에 이대로 있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암이 진행되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갑자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항암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컨디션이 좋지 않아 치료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서다. 항암치료도 컨디션이 좋을 때 해야 다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또 새롭게 개발된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도 기존 항암치료와 다른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약에 따라서는 부작용이 작은 것도 있을 수 있는 만큼 기존 항암치료제의 부작용이 너무 걱정된다면 다른 치료제는 없는지 의사와 상의해 보는 게 필요하다.
◆말기로 진행된 경우도 항암치료는 해야
별다른 증상이 없는 초기 항암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두려움'이라면, 암이 많이 진행된 4기 경우는 '실효성' 때문이다. 4기에 이르면 특별히 손을 쓸 수 없어 항암치료를 권유하지만 완치도 불가능하고 치료 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대장암 경우에는 4기 환자의 중간 생존율이 6~8개월인 데 반해 표적치료제와 항암치료제로 순차적으로 잘 치료하면 현재 중간 생존율이 32~36개월로 늘어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생존기간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문의들은 대체적으로 항암치료를 하는 환자의 경우 부작용만 잘 조절하면 컨디션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많은 암에서 적용되는 면역항암제의 경우에는 암이 거의 없어지는 완전관해 또는 부분관해의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영남대병원 고성애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직접 진료를 했던 환자 중 폐암 4기로 힘들어했지만 면역항암제 치료를 진행했고, 반응이 좋아 현재 완전관해로 경과 관찰을 하고 있는 분도 있다"면서 "치료방법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선입견을 가지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 현재 가장 필요한 치료를 제때 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또 모든 환자가 아니라 일부의 반응이지만, 지속적으로 반응하는 환자군을 늘리기 위해 의료계에서는 면역항암제와 항암치료제 또는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병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령자도 항암치료 가능
현재 국내 평균 수명은 남자 80세, 여자 86세로 점점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암이 발견되는 나이도 노령에서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고령의 암 환자의 경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나이가 많아 항암치료를 잘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치료에 나서지 않으려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령이라도 인지능력에 문제가 없을 경우 치료 선택을 본인이 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항암치료 결정에 나이만이 고려대상이 아니라 제일 크게 보는 것은 신체활동 능력이고,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치료에 대한 의지가 강할 경우 고령이라도 항암치료를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선택할 수 있는 치료약제가 많고 부작용을 조절할 수 있는 약제들도 많이 개발돼 이전보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아무 치료 없이 지내는 것이 오히려 무기력함과 불안감만 증폭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여기에 기존 항암치료가 아닌 면역항암제나 표적치료제를 쓸 수 있는 병이라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반응이 좋으면 오히려 컨디션이 향상되어 일상생활을 잘 유지할 수도 있어서다.
영남대병원 고성애 교수는 "항암치료에 관한 부정적인 생각들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지만, 진료실에서 항암치료에 대해 상담하면 아직도 항암치료에 대한 선입견이 여전히 많다"면서 "암치료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뤄졌고, 그 결과도 많이 나와 있는 만큼 이런 선입견을 버리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고성애 영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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