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 정태옥 경북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 "데이터사이언스는 4차産革 핵심 학문…미래산업 즉시 투입 인재 양성"

  • 박종문,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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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9 07:05  |  수정 2023-11-29 15:21  |  발행일 2022-06-2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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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옥 경북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이 4차 산업혁명시대 데이터사이언스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정태옥 전 국회의원이 지난 3월 신설된 경북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의 원장에 임용됐다. 임용 1년 전인 2021년 3월에 경북대 정교수에 임용된 바 있다.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정태옥 원장은 책과 논문을 읽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적성에 참 맞다고 말했다. 다시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고 현재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과는 찰떡궁합으로 경북대 도약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의 교수자문 단장으로 특히 대구시를 반도체 중심도시가 되도록 노력 중이라고 한다. 29일에는 정부가 설립한 재단법인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사업단장과 산업부 차관이 대구시 공무원·지역대학 교수들과 만나는 자리도 마련하는 등 조용하면서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공지능·빅데이터 집중교육 통해
기존 학문·산업 디지털 전환·고도화
6개월 과정 정부 위탁교육도 운영
1기 수료생 사실상 전원 취업 추진

경북대 IT·반도체 강점 대학 명성
대학·산업체 고급 인재 구인난에도
우수 교수진 확보 어려움 없이 진행"


▶경북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설립에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서울대는 차상균 현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 주도로 2020년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이 설립됐다. 2021년 이용섭 광주시장이 교육부와 서울대에 협조를 요청해 전남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설립을 추진했다. 그때 대구가 고향인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경북대사범대부설고 졸)이 경북대가 전통적으로 IT에 강점이 있는 대학임을 감안해 경북대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설립을 나를 통해 권유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차상균 원장, 홍원화 총장과 같이 자리를 하면서 경북대에도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문대학원 설립은 교육부의 승인과 학내의 합의가 매우 중요한 사항으로 저의 역할도 있었지만, 홍원화 총장의 적극적인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핵심 학문 가운데 하나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분야인데 간략한 설명 부탁드린다.

"4차 산업혁명은 AI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상승작용을 해 발전하는 분야다. AI와 알고리즘에 의해 데이터가 모이고, 데이터에 의해서 AI가 학습을 통해 고도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진 학문 및 산업 분야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시기를 디지털 전환의 시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기존 종이에 기록된 아날로그 기록을 디지털 자료로 바꾸고 디지털을 통해 업무를 개발하고 고도화시키고 더 나아가,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통찰과 가치를 확보하는 것이 디지털 전환이다. 데이터를 모으고 처리하고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데이터사이언스란 도메인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AI와 빅데이터 교육을 통해 기존의 학문과 산업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고도화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사이언스는 다양한 도메인을 전공한 사람이 AI와 빅데이터 알고리즘에 대한 지식을 겸비하도록 해 데이터 처리를 전문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학문 분야다."

▶경북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은 어떻게 운영되나.

"경북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은 전문대학원이다. 전문대학원은 산업 분야에 즉시 적용 가능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 대학원의 신입생은 기본적으로 학부에서 인문, 사회, 자연, 의학 등을 전공한 학생들로 AI나 빅데이터를 전공하지 않은 학생이 대부분이다. 학문적 연구 외에 이미 학생이 가지고 있는 도메인 학문 분야를 배경으로 AI와 빅데이터 등에 대한 라이브러리나 패키지를 숙달하게 운용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을 목표한다. 대학원을 졸업한 학생은 즉시 각 분야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인재가 되는 셈이다."

▶대학원 설립 초기라 우수 교수 유치에 어려움은 없나.

"지금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AI, 반도체 등에 대한 박사나 박사후과정을 이수한 우수 인재에 대한 수요는 대학 교수뿐만 아니라 산업체에서도 엄청나다. 특히 산업체에서는 고연봉과 수도권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우수 교수 확보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경북대는 전통적으로 IT나 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대학이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2022년 9월 학기 교수 임용 채용에 2명 채용에 26명이 응모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응모한 분 중에 세계적인 논문과 연구 실적을 보이는 분도 여럿 있어 어느 분을 모셔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다."

▶향후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이 지향하는 목표는.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은 경북대 IT에 대한 오랜 전통과 실력을 배가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데이터 사이언스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기적으로는 비수도권에서 최선두권이 되는 것이고,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이 되고자 한다."

▶위탁 교육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K-Digital Training 과정과 K-Digital Platform 과정 등을 위탁받아 5년 동안 청년 학생들에게 디지털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약 6개월 과정으로 총 1천200시간 정도의 빅데이터 분석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여 벌써 1기생이 졸업하고 2기생이 교육 중에 있다. 1기생의 경우에 평균 98.8%의 출석률을 보이고, 사실상 전원 취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은 1기생 28명 수료에 수도권을 비롯하여 대구경북지역 약 15개 기업으로부터 50여 명의 취업 요청이 들어왔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이 청년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디지털 인력이 부족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교육한 학생이 지역 IT 기업에 단비와 같은 인재로 뽑혀 가는 것을 볼 때, 지역 산업발전에도 우리 경북대가 크게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반도체 인력부족 문제 해결책의 하나로 수도권 대학 첨단학과 정원규제 완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첨단인재는 지방대 육성 차원에서 지방대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대학원장 견해는.

"당장 인재가 부족하다고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를 완화해 버리면 지방 대학은 더욱더 피폐해질 것이고, 지방 대학이 피폐하면 지방 산업이 몰락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모든 역량을 오히려 지역, 특히 지역 거점 대학에 집중 지원함으로써 인재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에서 길러낸 인재가 지역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고위관료, 국회의원을 거쳐 경북대에 오셨는데 지방대 현실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지.

"경북대 학생은 실제 매우 우수하고 성실한 학생이 많다. 그런데 그 학생들이 아직 가정 형편이나 주위 환경으로 인하여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공무원이나 공기업 시험에 치중하는 안타까운 사실을 보고 있다. 그래서 제가 교육하는 방향 중 하나가 학생들에게 좀 더 진취적이고 적극적으로 세상에 대응하라고 지도하고 있다."

▶정치권이나 정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2000년대 이후 포퓰리즘의 영향으로 일부 사관학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하던 무료 국립대학이 거의 없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대학에 국가가 반값 등록금을 지원할 게 아니라 국가 거점 국립대 정도는 전면 무료 교육 제도를 실시해 지역 산업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가난한 학생에게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한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정태옥 원장은

△대구 대륜고 졸업 △고려대 법과대 졸업 △경북대 행정대학원 석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가톨릭대 행정학 박사 △1986년 제30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2008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 △2009년 안전행정부 선진화기획관 △2010~2013년 인천시 기획관리실장 △2013~2014년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정책관 △2014~2015년 대구시 행정부시장 △2016~2020년 20대 국회의원(원내부대표, 원내대변인, 당 대변인, 정책위부의장) △2021년 3월 경북대 정교수 임용 △2022년 3월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장 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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