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드라마·영화 "공감가는 대사로 '안방에 힐링'…영화시장은 회복세 뚜렷"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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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04 07:31  |  수정 2022-08-04 07:37  |  발행일 2022-08-04 제16면

2022년 상반기 안방극장은 현실적인 캐릭터가 전하는 공감 어린 이야기와 이에 더해진 명품 연기의 드라마가 사랑을 받았다.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OTT 시리즈 역시 기존 시청 환경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새롭고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로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었다. 주목할 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영화 시장의 성적표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4천529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143.1%(2천666억원. 영진위) 증가했다.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 2022년 상반기 영화 시장 결산과 함께 그간 화제를 모았던 대표작을 살펴본다.

달고 쓴 인생이야기로 흥행 돌풍
'나의 해방일지' '우리들의 블루스'
지루한 일상 속 따뜻한 웃음 선사

영화시장 매출 작년比 143% 증가
'범죄도시 2' '닥터 스트레인지' 등
2주간격으로 개봉하며 시너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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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일지

◆정감 넘치는 풍경과 곱씹을수록 마음이 가는 대사

"나를 추앙해요."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이야기는 공허한 삶을 반복하던 염미정(김지원 분)이 이름도, 과거도 모르는 남자 구씨(손석구 분)에게 던진 이 한마디 대사로 축약된다. 자기와 닮은 내면을 가진 남자라면 자신의 공허한 삶을 이해하고, 어떻게든 갑갑함에서 해방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염미정은 '추앙'이라는 낯선 단어를 사용해 자신의 절박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추앙은 기존 화법과 차별된 접근으로 짙은 설렘을 안겼다. 드라마틱한 사건보다는 평범한 일상에 주목해 가족과 집, 삶과 사랑의 의미 그리고 인생의 해방까지 다양한 화두를 끄집어내며 깊이 있는 이야기를 펼쳤다.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따뜻한 웃음을 견인하고, 잔잔한 흐름 속에서 요동치는 감정의 물결을 느낄 수 있게 만든 배우들의 열연이 한몫했다. 그들의 말 한마디는 마냥 따스하고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야기 속에서도 힐링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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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tvN '우리들의 블루스'의 묘미는 은근한 유쾌함이다. 현실을 관통하는 진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웃음을 잃지 않게 하는 신들이 극의 무게감을 조율한다. 이 드라마는 삶의 끝자락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했다. 다양한 인물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로 구성해 버겁고 힘든 삶 속에서도 살아갈 희망을 찾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그리며 위로를 전했다. 정감 가는 제주 마을과 오일장, 그 속에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다양한 앵글로 담겨 생생함을 전했는데, 그들의 모습은 우리네 이웃의 모습과도 같았다. 저마다 상처를 지닌 주인공들의 모습을 그렸지만, 이를 마냥 무겁지 않게 만든 경쾌하고도 감성적인 OST 역시 극에 따스한 감성을 불어넣으며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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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

넷플릭스는 올해 상반기 사랑받은 콘텐츠를 '넷플릭스 톱 10 웹사이트'로 되짚어 봤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와 위상은 올해 상반기에도 돋보였는데, '지금 우리 학교는'은 작품이 공개된 첫 주에 1억2천479만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톱 10 영어·비영어 TV 시리즈를 통틀어 1위를 달성했다. 이는 동일 기간 기준 '오징어 게임'의 6천319만 시간 대비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소년심판' 역시 2월 말 공개 이후 4월10일까지 비영어 TV 부문 톱 10에 오르며 좀비, 크리처, 로맨스를 넘어 다양한 장르에서 세계 시청자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환상적인 연출과 음악을 갖춘 판타지 뮤직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도 호평을 받았고, '모럴센스'도 남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주인공들을 통해 '다름'을 '특별함'으로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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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2

◆역대 5~6월 중 최고 매출액

극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4월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고,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4월25일부터 영화관 취식까지 허용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러 차례 개봉을 미뤄오던 기대작들까지 속속 개봉을 이어가면서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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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영진위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전체 관객 수는 1천455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2.3%(1천17만명) 늘었다. 2주 간격으로 5월에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범죄도시 2'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5~6월 매출액 상승을 견인했고, '범죄도시 2'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번째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흥미로운 건 5~6월 매출액이 2004년 가동을 시작한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으로 한국영화 최고 매출액 기록이라는 점이다.

대작들의 틈바구니에서도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정치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선전을 펼쳤다. 정치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이 30억4천799만원(관객 수 32만6천712명)의 매출로 2022년 상반기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역시 정치 다큐멘터리인 '나의 촛불'은 3억9천205만원(관객 수 4만744명)의 매출을 기록하며, 한국 독립·예술영화로는 올해 상반기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인종 차별 문제를 다룬 스릴러 '안테벨룸'은 영화의 주제 의식과 탄탄한 반전 서사가 입소문을 만들어낸 덕분에 8억9천969만원(관객 수 9만5천983명)의 매출을 기록해 상반기 독립·예술영화 전체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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