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르포] 대구 주부모니터단, 전통시장·대형마트 가보니

  • 권혁준,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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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7  |  수정 2022-09-07 07:00  |  발행일 2022-09-07 제1면
농수산물 가격 듣고 '주춤'…추석 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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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주부 모니터단이 한 대형마트에서 과일가격 변동 추이를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작황부진·고물가·태풍 겹쳐
농수산물값 며칠 사이 '껑충'


추석을 닷새 앞둔 지난 5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칠성시장. 작황 부진, 고물가 파동에 태풍까지 겹쳤지만 역시나 명절은 대목이었다.

평일임에도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기 전에 서둘러 추석 차례상 준비에 나선 손님으로 시장 전체가 북적였다. 취재진은 대구시의 주부 물가모니터단과 동행했다.

예상대로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물가에 손님들의 지갑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채소가게 앞에서 한 주부는 가격을 물어보고 "왜 이렇게 올랐냐"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주부들의 머릿속은 복잡해 보였다.

한 채소가게 사장은 "배추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 일반 배추보다 조금 작은 청방배추를 사려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물가모니터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배추(2㎏) 가격은 8월31일 8천570원에서 이날 1만670원으로 닷새 사이 24.5%나 뛰었다. 무(1㎏)도 지난달 말 1천600원에서 이날 2천원(25%↑)에 판매됐다.

태풍 영향으로 바다 조업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수산물 가격도 상승했다. 경상도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문어(동해산·1㎏)는 지난주 6만원에서 이번 주 7만원으로 16.67% 올랐고, 상어돔배기는 1㎏당 2만원 선이지만 이 역시 지난 설과 비교하면 5천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한 수산물 판매 상인은 "태풍이 올라오면서 남해산 문어가 안 올라온 지 일주일 정도 된 것 같다. 다른 수산물들도 태풍 때문에 전반적으로 물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축산물 가격도 전주 대비 상승했다. 돼지고기(앞다리·500g) 가격은 지난주 6천원→6천500원으로 8.33% 올랐다. 그나마 생닭(1㎏)은 전주와 동일한 5천400원에 판매됐다.


배추 한포기 6990원…대형마트도 高물가

작황 부진에 농산물값 급등세
수입 축산물도 전주보다 올라

대구시 33개 성수품 물가조사
시청 홈피 통해 신속제공 계획


칠성시장 등 전통시장 장보기가 겁날 정도로 차례용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대형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3시쯤 찾은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선 배추와 무가 전주보다 각각 94.71%, 19.88%오른 6천990원, 1천99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축산물은 수입 등심(500g)이 지난주(3만7천500원)보다 4% 오른 3만9천원에 판매됐다. 국산 등심·돼지고기 전지·생닭 등은 전주 대비 가격 변동이 없었다.

동행한 주부 모니터단은 가격이 미심쩍으면 일일이 저울에 무게를 달며 적정 가격 여부를 확인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수산물은 제주산 갈치(생물·300g)가 지난주(6천640원)보다 39.76% 오른 9천2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처럼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은 재배면적 축소·작황 부진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2년 8월 주요 농산물 수급정보를 보면 고랭지배추 생산량은 평년 대비 3.8%, 고랭지무 생산량은 평년 대비 4.1% 각각 감소했다. 건고추·마늘·양파의 올해 생산량은 평년 대비 각각 8.6%, 12.8%, 18.9% 줄었다.

배추의 경우, 주 생산지역의 휴경 및 작목 전환 비중 증가로 전년과 평년보다 재배면적이 확 줄었다. 6월 중순에서 7월 상순까지 잦은 비와 고온 영향으로 무름병 및 바이러스 병해가 확산된 여파로 보인다.

무 재배면적도 지난해 출하기 가격 하락으로 감소하면서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1% 줄어 가격이 상승했다.

aT 측은 "배추와 양파는 추석 명절로 인한 수요 및 소비 증가로 가격 상승세가 전망된다. 무는 도매시장 반입량 증가에도 무름병 등 작황 부진으로 가격 오름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추석 명절을 맞아 성수품의 안정적인 수급관리를 위해 지난달 하순부터 8일까지 명절 물가안정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해 전통시장 16개소 및 대형마트 8개소의 명절 성수품 33개 품목에 대해 물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소비자가 가격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추석 성수품 가격 조사 결과를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속히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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