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걷기 앱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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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9  |  수정 2022-10-19 06:47  |  발행일 2022-10-19 제27면

며칠 쌀쌀하기는 했지만 걷기 좋은 계절이다. 인근 학교 운동장이나 둘레길, 유명 관광지 할 것 없이 걷는 사람이 많다. 걷기가 가장 쉬운 운동이면서 돈도 들지 않고 장점이 많다. 한창 오색으로 물드는 단풍을 완상하면서 힐링하기에는 걷기만 한 운동이 없는 것도 한몫한다.

스마트 폰에는 걷기 마니아를 위한 앱이 많다. 하루 1만보를 걸으면 100원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제공하거나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준다. 최근에는 걸음 수에 따라 예금 금리를 올려주는 상품도 등장했다. 앱을 만들거나 제공하는 측에서는 고객을 유혹해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지만 이용자도 손해는 없다. 우선 작지만 인센티브를 챙길 수 있고 걷는 것에 대한 동기를 찾을 수 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일선 보건소도 어떻게든 많이 걷도록 앱을 활용하고 있다. 보통 하루 7천~1만보를 걷게 하고 일정 기간 목표를 달성하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이나 지역 화폐를 준다. 대부분 보건소가 이 시책을 펼치고 있는데 자치단체마다 5천명 이상 참여하고 있어 반응이 좋다. 그냥 두어도 스스로 건강을 위해 꾸준히 걷고 있는데 상품까지 주면서 독려하니 더 열심이다.

어떤 시민은 생활 습관까지 변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가까운 거리도 자동차를 타고 다녔지만 걷기 앱을 설치한 뒤에는 무조건 걷는 것을 우선하고 가사를 돕는 작은 심부름도 기꺼이 나서는 등 걸을 수 있는 일은 마다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말이 아니어도 현대인은 많이 걸어야 한다. 걷기 앱의 신세를 지더라도 보건당국이 던지는 유혹의 덫에 빠져 보자.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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