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탈모, 약 먹거나 바르는 게 가성비 제일 좋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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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8 07:31  |  수정 2022-11-08 07:37  |  발행일 2022-11-08 제17면
머리 당겼을 때 2~3가닥 이상 지속해 빠지면 의심
탈모예방 제품보다 두피에 맞는 샴푸가 효과적
평소 균형 잡힌 식단으로 모발에 영양 공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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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이 되면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가슴을 쓸어내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을철 탈모를 걱정하는 이들이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한국 사람은 매일 평균 60~80가닥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가을철이 되면 이보다 많은 100가닥 정도가 빠진다. 다만 이러한 경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탈모라고 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머리를 감을 때 수챗구멍이 막히거나 그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질 경우는 탈모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탈모에는 대머리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남성형탈모증, 또 여자에게 발생하는 여성형탈모증, 여러 가지 의학상태와 컨디션에 따라 발생하는 휴지기탈모증, 동그랗게 원형을 형성하며 빠지는 원형탈모증 등 다양한 탈모증이 존재한다.

◆가을철에 유독 머리가 많이 빠지는 이유는

전문의들에 따르면, 모발에도 주기가 있다. 모발은 일반적으로 봄부터 그 수가 증가해 늦여름에 최고가 됐다가 다시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의 강한 자외선과 두피의 피지분비 증가, 덥고 습한 날씨 등으로 두피와 모발이 약해지고 이로 인해 빠지게 되는 주기의 모발이 많아져 가을철이 되면 더 많이 빠지게 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거기다 남성의 경우 가을철에는 일조량이 줄어들어 탈모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데, 인체 내 효소에 의해 전환되면 모발의 성장을 억제하게 되고, 머리가 더 많이 빠지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일시적 현상이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가 빠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병적인 이유로 너무 많이 빠지는 경우다. 전반적인 몸의 컨디션에 따라 빠지게 되는 휴지기탈모증이나 원형탈모증의 경우 손으로 당기기만 해도 우수수 떨어지는 등 급격히 탈모가 진행되기 때문에 빠르게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건강상태에 대한 점검도 해봐야 한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머리를 손가락으로 당겨보았을 때 당길 때마다 한 번에 2~3가닥 이상의 머리가 지속해서 빠져나온다면 이러한 병적인 상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병적인 경우를 제외한 일반적인 탈모의 경우는 치료에 나서면 된다. 현재까지 개발된 탈모치료 중 가성비가 제일 좋은 방법은 약을 먹거나 바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남성형탈모를 기준으로 봤을 때 비용 대비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처방이 필요한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인 경우가 많다. 또 최근 모발이식도 많이 발전해 먹거나 바르는 약으로 부족할 경우 모발이식을 통해 효과적으로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

탈모증의 경우 여러 종류가 있고, 그 종류와 원인에 따른 치료법엔 차이가 있다. 그런 만큼 원인에 맞춰 정확한 치료를 해야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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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병원 하대룡 교수

◆각종 탈모 치료 제품의 효과는

탈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탈모 예방을 위한 제품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비용 대비 가장 효과가 높은 것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탈모예방 관련 제품의 효과를 점수로 설명할 경우 먹는 약은 100점 만점에 80점, 바르는 약은 30점, 일반 발모용 샴푸는 5~10점 정도다. 특히 발모용 제품들은 고가인 경우가 많아 비용 대비 효과로 보면 약물의 가성비가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비용 대비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판단한 일반인들이 이용을 꺼리면서 국내에 진출했던 유명 외국계 두피 관리업체 중 한 곳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두피 관리는 피로 해소의 효과는 있지만 실제 약물 치료에 비해 발모 효과는 미미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탈모 예방 상품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차라리 탈모 예방 샴푸라고 비싼 돈을 들여 사용하기보다 자기 피부에 맞는 샴푸로 감으면 탈모 예방 효과가 있는 만큼 자기 두피 상태에 맞는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본인 피부가 지성이라면 지성용 샴푸로 아침과 저녁에 2회 정도, 또 건성이라면 건성용 샴푸로 하루 1, 2회 정도 감으면 좋다. 지성두피인 사람이 건성용 샴푸를 사용하면 두피에 기름기를 포함한 노폐물이 많이 축적돼 결국 모낭염, 뾰루지 같은 두피 염증이 생겨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일상에서 탈모를 예방하려면

우선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 노폐물의 경우 두피에 주로 쌓이게 되기 때문에 두피를 직접 만지면서 씻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끔 머리를 비누로 감으면 머리털이 튼튼해진다고 알려진 경우도 있지만 사실 머리를 비누로 감는 것과 탈모 예방은 상관이 없다. 비누는 지나치게 두피를 메마르게 하는 만큼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고, 린스의 경우는 거칠어진 모발을 보호하는 로션이기 때문에 건성 피부를 가진 사람에겐 린스가 더욱 효과적이다. 탈모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진 것으로는 콩, 야채, 두부, 생선 등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섬유소 등이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반면 육류 등 동물성 지방 위주의 음식은 모발 건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머리카락은 워낙 대사가 빨리 진행되는 곳이라서 균형 잡힌 식단으로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하대룡 교수(피부과)는 "가을철에는 건강한 보통 사람들도 머리가 더 많이 빠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라면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병적인 탈모라면 탈모가 의심될 때 처음부터 병원을 찾아 본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검사 이후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이를 통해 심각한 탈모로 진행하는 것 또한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고민하지 마시고 처음부터 병원을 찾아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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