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감초한의원장이 한방 다이어트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다이어트는 더 이상 거울 앞의 고민만이 아니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을 안고 진료실 문을 두드리는 중년 남성들이 늘면서 체중 감량은 치료의 한 과정이 됐다. 25년간 대구 달성에서 환자들을 만나온 김재홍 구지감초한의원장(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은 "살을 빼는 일은 단순한 의지 싸움이 아니라 몸과 생활을 함께 바꾸는 종합 치료"라고 말한다. 체중계 숫자에만 매달리기보다 체질과 식습관, 마시는 것까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요요현상마저도 실패가 아닌 몸의 자연스러운 방어 기전으로 해석하며, 그 기준을 천천히 이동시키는 것이 진짜 다이어트라고 강조한다. 진료실을 넘어 유튜브로까지 소통을 넓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마다 다른 몸의 언어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음식이 곧 나를 만든다'는 오래된 명제를 다시 꺼내든 김 원장을 만나, 체중이 아닌 건강을 향한 다이어트의 길을 물었다.
▶다이어트를 반복하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25년 진료 현장에서 본 '실패의 본질적 원인'은.
"가장 큰 이유는 동기 부족이다. 다이어트를 단순한 미용 목적의 선택으로 여기는 사람보다,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사람이 훨씬 성공 확률이 높다. 두 번째는 정보의 혼란이다. 넘쳐나는 다이어트 방법 속에서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지 찾기 어렵다. 결국 성공의 핵심은 식생활을 바꾸는 데 있다. 먹는 음식의 종류를 바꾸고, 생활 패턴을 하나씩 조절하는 과정이 반드시 따라와야 한다."
▶많은 사람이 체중계 숫자에 집착한다. 한의학에서는 왜 체중보다 체형과 균형을 중시한다고 하나.
"체중만큼 솔직한 지표는 없다. 다이어트의 출발은 자신의 몸무게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체중 변화는 없는데 근육이 늘고 지방이 줄었다는 식의 해석은 자칫 핑계가 될 수 있다. 최소한 현재 체중의 10% 이상을 줄여야 의미 있는 다이어트라 볼 수 있다. 다만 체형은 타고난 체질과 깊은 관련이 있다. 태음인은 복부에 살이 발달하고, 소양인은 상체에, 소음인은 엉덩이 쪽에 살이 붙기 쉽다. 이런 특성을 이해해야 무리 없는 감량이 가능하다."
김재홍 감초한의원장이 한방 다이어트 치료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한방 다이어트의 핵심은 체질이라고 한다. 같은 조건이라도 접근이 달라진 실제 사례는.
"체질에 따라 살이 찌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 태음인은 간 기능이 좋아 같은 양을 먹어도 흡수가 잘돼 체중이 쉽게 늘어난다. 소양인은 위장은 강하지만 장이 약해 흡수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소음인은 위가 작고 예민해 많이 먹기 어렵다. 개인적 경험도 비슷하다. 나는 소양인이라 밀가루를 좋아하고 소화도 잘돼 살이 쉽게 찌지만, 소음인인 아내는 밀가루를 먹으면 체하고 잘 먹지 못해 비교적 마른 체형을 유지한다. 이런 차이가 체질의 힘이다."
▶요요현상을 단순 의지 문제로 보지 않는다고 들었다. 어떻게 해석하나.
"요요는 의지 부족이 아니라 몸의 항상성을 지키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몸은 익숙한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강하다. 많이 먹어도 일정 이상 찌기 어렵고, 적게 먹어도 일정 이상 빠지지 않는 시기가 오는데 이것이 정체기다. 이 기준점을 바꾸는 과정이 체질 개선이다. 최소 10% 이상 감량해야 새로운 균형이 만들어지며, 1~2㎏의 변화는 다이어트라 부르기 어렵다."
▶한약이나 침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환자에게 강조하는 생활습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음(飮)', 즉 마시는 것이다. 국물류, 음료수, 우유·두유, 아이스크림, 주스 같은 유동식이 체중 증가의 주범이다. 물도 마시는 방식이 중요하다. 식사 중이나 식후에 마시는 물은 살을 찌우기 쉽고, 식전에 마시는 물은 포만감을 높여 감량에 도움이 된다. 많은 사람이 음식 양만 줄이려 하지만, 실제로는 음료 관리가 더 결정적이다."
▶25년 전과 비교해 환자들의 양상은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에는 미용 목적의 젊은 여성 환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건강 문제로 찾는 중년 남성이 크게 늘었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성인병을 개선하기 위해 체중 감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가 더 이상 외모 관리가 아니라 치료의 한 과정이 된 셈이다."
김재홍 감초한의원장이 한방 다이어트 치료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조언은.
"다이어트는 결국 심리 싸움이다. 고기를 먹어야 빠지느냐, 밥을 먹어야 빠지느냐 묻지만 정답은 둘 다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굶는 방식은 오래가지 못하고 건강만 해친다. 마음의 만족을 줄 수 있는 방법, 음식 대신 보상이 될 만한 동기를 함께 만들어야 지속할 수 있다."
▶유튜브 '구지감초한의원(닥터큐앤)'으로 소통하는 이유는.
"진료실의 짧은 시간으로는 환자가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 영상은 반복해서 볼 수 있어 몸과 마음이 함께 이해하도록 돕는다. 다만 정보를 전할 때 가장 조심하는 점은 체질 차이다. 나는 술을 전혀 못 마시지만 아내는 가능하고, 나는 밀가루가 잘 맞지만 아내는 소화하지 못한다. 사람마다 타고난 소화 능력과 성정이 다르므로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다이어트는 미용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과정이다. '음식이 나를 만든다'는 말처럼 무엇을 먹느냐가 삶을 결정한다. 특히 성인병이 있다면 식생활 개선이 가장 확실한 치료다. 그중에서도 먹는 음식과 마시는 음료를 바꾸는 것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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