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병원 유일 '대장항문전문병원'…전문의 응급실 24시간 대기

  • 노인호
  • |
  • 입력 2023-02-14  |  수정 2023-02-14 08:56  |  발행일 2023-02-14 제17면
[대구의료계 허리강화프로젝트 <2>] 구병원

국내 종합병원 유일 대장항문전문병원…전문의 응급실 24시간 대기

지난해 여름 몸 상태가 좋지않다고 느낀 A(72)씨는 대구지역 한 대학병원을 찾았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가장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그래야 가장 효과적으로 나을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 1차 병원인 동네 의원을 찾은 뒤 2차 의료기관인 종합병원은 건너뛰고 곧바로 상급종합병원인 대학병원을 찾았다. 대학병원 진료 결과, A씨의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 이미 장폐색으로 인해 장괴사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

A씨를 진료했던 대학병원 외과 의료진은 곧바로 '구병원'으로 연락했다. 괴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환자를 위해 곧바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대학병원의 구조상 수술이 한참 밀려있던 탓에 아무리 빨리도 몇 주간은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아니 그 정도 시간이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대장 관련 모든 질환 다뤄…수술성적 등에서 경쟁력 확보
외과전문의 15명…30분 내로 응급실 올 수 있는 당직체계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MRI 역동적 배변조영술 통해 진단

다행히 구병원에는 외과 전문의만 15명, 이들 모두 장중첩, 장파열 장괴사 등 복부외과 영역 수술을 전문적으로 하고, 응급수술도 가능한 덕분에 A씨는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구자일 병원장은 "대학병원 의료진의 연락을 받자마자 곧바로 수술 준비에 들어갔고, 30분 내로 수술을 마무리했다"며 "복부 외과수술의 경우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경험 많은 의료진이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환자 상태를 파악, 수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A씨는 수술 이후 10일 정도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대구 구병원은 2011년부터 4회 연속으로 보건복지부의 대장항문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대구경북 유일의 대장항문전문병원인 것은 물론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있다. 바로 대장암과 직장암, 갑상선암과 유방암, 변비·치핵 등 대장, 항문에서부터 시작해 연결되어 있는 장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과 수술에서도 의미 있는 진료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종합병원 중에서는 유일한 대장항문전문병원인 구병원에는 외과 전문의 15명을 비롯해 내과 5명, 산부인과 1명, 정형외과 1명, 신경외과 1명, 영상의학과 4명, 진단검사의학과 1명, 마취통증의학과 3명, 응급의학과 3명 등 33명의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다시 말해 대장항문질환뿐만 아니라 대장에서 출발해 연속선상에 놓여 있는 모든 질환을 다루고 있고, 그 수술 성적 등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

구병원에 따르면, 외과 전문의 15명은 대장암, 치질, 탈장, 탈직장, 변실금, 충수염, 담낭염, 장파열, 장폐색, 염증성장질환, 크론병, 유방암, 갑상선암 등의 수술을 담당하고 있다.

구병원이 가장 내세우는 부분 중 하나는 이들 전문의가 24시간 응급수술 가능한 당직체계를 갖춰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중앙응급의료센터 대구경북 야간·공휴일 외과 응급수술 지정병원(담낭담관질환·외과계·장중첩·장폐색)이기도 하다.

복부외과 영역의 응급수술은 담낭담관질환, 장중첩, 장폐색증, 장파열, 혈복강, 복막염, 급성충수염, 장괴사 등으로, 제때 병원으로 이송해 즉시 수술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하지만 대학병원 등의 경우 외과 전공의 부족 등으로 응급수술할 여건이 예전과 같지 않은 상황이다.

구병원 관계자는 "복부외과 응급수술환자의 시설, 의료장비와 함께 의료인력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있어야 하는데 우리 병원의 외과 전문의는 15명이고, 이들 모두 대학병원 과장급 수준의 수술 경험이 있다"며 "외과전문의 수가 15명인 덕분에 30분 이내 응급실로 올 수 있는 당직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고, 야간·공휴일 등 24시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MRI 역동적 배변조영술' 검사를 통해 배변 기능과 장기의 움직임 등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배변장애를 정확하게 진단해 직장류, 탈직장, 자궁탈출증 수술, 복강경 전방직장고정술, 경항문 직장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