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인구절벽, 지방소멸 그리고 이민

  • 김진욱
  • |
  • 입력 2023-03-13 06:54  |  수정 2023-03-13 06:53  |  발행일 2023-03-13 제27면

2023031201000348400014541
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세상은 두 가지 이유로 크게 달라진다. 하나는 과학기술의 발달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구의 변화다.

요즘 필자가 업무적으로 만나는 인사들은 인구 감소로 인한 경북의 변화를 많이 이야기한다. 그들은 인구 절벽과 지방 소멸을 우려하면서, 대책으로 이민도 거론한다. 그만큼 경북의 인구 감소세가 심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도 깊다는 방증이다.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과 경북의 자연인구 감소세까지 감안하면, 인구 감소는 발등의 불이다. 올해 초 발표된 우리나라의 작년 합계출산율 0.78명은 충격적이다. 전 세계에서 합계 출산율 1명 미만인 국가는 한국뿐이다. 정부가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280조원이나 투입했는데도, 전 세계 최하위 출산율이라니 놀랍다.

이런 가운데 경북의 지난해 인구 자연 감소는 1만6천500명(출생아 수 1만1천300명, 사망자 2만7천800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인구학적 상상력까지 동원해 지금 추세가 이어진 경북의 미래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여러 대책이 제시되는 건 당연하다. OECD 국가의 사례를 들어 출산율 제고에 더 많은 재정지출을 해야 한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도 있다. 돈을 더 들여서라도 출산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필요하다.

필자는 이민에 주목한다. 세계의 많은 국가가 이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해 상반기 중 이민청을 출범시킬 방침이어서, 올해 이민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는 어느 해보다 많을 것이다.

경북은 이민에 적극적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외국인 인재와 가족의 지역 거주와 정착, 즉 이민을 이끌어 경북을 '아시아의 작은 미국'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필자는 이 도지사의 방침을 지지한다.

최근 필자가 만난 경북지역 군수들도 이 도지사와 같은 입장이라면서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계절근로자 및 그 가족의 이민까지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윤 군수는 "폐교를 리모델링해 계절근로자의 가족이 머무르는 공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한류학교를 경북지역에 건립해 운영하는 것도 젊은 층의 이민을 받아들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지사와 군수들이 이민자 수용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은 경북에서 이민자 수용 정책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민은 노동력 유입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사회 통합 저해 등의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세계화 시대에 이민은 막을 수 없는 대세다. 긍정적인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줄여야 한다. 이는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필자는 이민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의식이 전향적으로 달라지는 게 정부의 역할만큼 중요하다고 본다. 선진국 출신의 이민자들에게는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며 너그럽게 보면서, 후진국 출신의 이민자들에게는 다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민자들이 우리 사회에 동화될 수 있도록 거들어주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한다.

이민은 우리나라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이민자들은 대한민국 성장발전의 또 다른 한 축이 돼야 한다. 필자는 이민자들을 우리 사회에 안착시켜 국가 성장동력으로 활용한다면, 대한민국은 또 한 번 도약할 것으로 본다. 그 중심에 경북이 설 수 있다고 믿는다.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