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안 비싼 도자기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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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6  |  수정 2023-03-16 07:24  |  발행일 2023-03-16 제23면

전통 장작가마로 만든 경북 문경 도자기는 일반 서민이 선뜻 사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다. 도예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작이라 불리는 달항아리는 몇천만 원이 예사고 작은 화병이나 다기 세트 등도 몇십만 원대로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가격대다. 망댕이 가마에 장작불을 지펴 굽는 문경 도자기는 그만큼 예술성도 높고 완성품이 나올 확률이 전기나 가스 가마보다 낮은 등 제작 과정의 난도가 큰 것이 고가를 형성하는 요인이다. 특히 지역 전체가 장작가마로 도자기를 만드는 곳은 문경이 거의 유일한 곳이어서 도예가들의 자부심 또한 높다.

4월29일부터 열리는 문경찻사발축제는 '문경 도자기는 비싸다'는 고정 관념을 깨는 첫 축제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이 축제는 다완(茶碗)으로 불리는 찻사발이라는 주제가 무색하게 항아리뿐 아니라 문경의 각종 도자기를 모두 선보였다. 당연히 큼직한 작품들이 눈에 띄도록 전시공간을 구성했고 관람객들은 높은 가격에 놀라기 일쑤였다. 고객들은 점차 주머니를 닫았고 여기에 '김영란법'의 여파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문경 도자기 산업은 근간이 흔들릴 정도로 어려움에 부닥쳤다.

위기를 느낀 축제추진위원회는 이번 축제에 아예 대작들을 행사장에 내놓지 못하도록 권하는 강수를 뒀다. 의무적으로 싼값의 생활도자기를 만들도록 했고 젊은 층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문경시도 이번 축제에 많은 관광객이 오도록 하기 위해 예산을 크게 늘렸다. 4년 만에 부분적 비대면에서 벗어나 전면 대면 축제로 돌아온 올해 문경찻사발축제는 과연 방문객들의 지갑을 열게 할 것인지 결과가 기대된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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