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칠곡 할매와 10대 제주 동화작가의 특별기획전 '잔잔한 감동’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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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9 15:45  |  수정 2023-03-19 15:47  |  발행일 2023-03-20
칠곡할매글꼴기획전
지난 16일 '전이수×칠곡할매글꼴 특별기획전'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낙동강 물과 제주 바닷물을 합치며 대한민국의 화합을 기원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욱 칠곡군수, 김영분 할머니, 전이수 작가, 이원순 할머니, 오영훈 제주지사. <칠곡군 제공>
칠곡할매글꼴
칠곡할머니들과 김재욱 칠곡군수, 오영훈 제주지사, 전이수 작가가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세대를 뛰어넘어 따뜻한 위로와 사랑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경북 칠곡 80대 할머니들과 제주 10대 천재 동화작가의 특별전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이수×칠곡할매글꼴 특별기획전'이 지난 16일 제주 조천읍 '걸어가는 늑대들' 갤러리에서 개막식을 하고, 내달 16일까지 한 달간 전시에 들어갔다. 전 작가의 작품 40여 점과 이들 작품에 칠곡할매글꼴로 설명한 캔버스가 나란히 내걸렸다. 또 칠곡 할머니들의 인생과 삶, 애환이 녹아 있는 시집과 시화 10점도 감상할 수 있다. 갤러리 관계자는 "작품을 할머니 글씨체로 설명해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며 "할머니 시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관객도 많다"고 했다.

개막식에는 칠곡할매글꼴 주인공 이원순·김영분 할머니를 비롯해 전 작가, 김재욱 칠곡군수, 오영훈 제주지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막식을 SNS로 실시간 중계하자 조회수가 1만 회를 기록할 만큼 관심을 끌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정희용 국회의원, 최홍식 (사)세종대왕기념사회업회대표를 비롯해 '장고의 신' 박서진 등 많은 연예인이 동영상 축사를 보내며 특별기획전을 응원했다. 칠곡 할머니들은 손자뻘의 전 작가를 위해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나물밥을 해주며 정을 나누기도 했다.

전 작가는 동생 우태군과 함께 대형 캔버스에 칠곡 할머니의 젊은 시절과 현재의 모습을 그리며 굴곡진 삶을 살아온 할머니들을 위로했다. 그는 "할머니들의 깊은 삶의 흔적이 배어 있는 칠곡할매글꼴과 내 그림을 함께 전시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다"며 "할머니들의 숨결이 이곳 제주에서도 많은 사람의 가슴에 따뜻한 온기로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지자체장은 낙동강 물과 제주 바닷물을 도자기에 담아 합치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소통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 제주지사는 "10대와 80대가 세대를 넘어 우리가 꿈꾸는 사회의 미래를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칠곡과 제주의 시민이 더 행복해지는 특별한 인연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군수는 "그림과 글 작품이 강렬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조화로운 청정 제주의 자연을 닮아서인 것 같다"며 "문체부 법정 문화도시 선정과 칠곡할매글꼴 등의 문화콘텐츠를 또 하나의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칠곡군은 가정의 달 5월 문화체육관광부 법정 문화도시 사업의 하나로 칠곡에서 특별기획전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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