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아바

  • 이창호
  • |
  • 입력 2023-03-31 06:56  |  수정 2023-03-31 06:54  |  발행일 2023-03-31 제23면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부국 스웨덴엔 4대 '보물'이 있다. 1970년대 테니스 스타 '비외른 보리', 명품 자동차 '볼보', 1920년대 세계적 여우(女優) '그레타 가르보' 그리고 전설의 4인조 부부 혼성 팝그룹 '아바(ABBA)'다. 이 중 스웨덴인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건 단연코 아바다. 아바는 1970~80년대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팝 역사를 쓴 그룹 가운데 하나다. 두 여성 보컬이 빚어내는 천상의 목소리는 전 세계 팬에게 귀 호강을 안겨줬다.

아바의 '글로벌 팬덤'은 비틀스 못지않았다. 한국도 예외 아니었다. 대표곡 '댄싱퀸' '안단테 안단테'를 흥얼거리거나 가사를 외우는 중고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아바는 단 한 번도 한국을 찾지 않았다. 지구촌에서 가장 충성적인 팬을 보유했는데도 말이다. 당시 한국은 세계 음반시장에서 변방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 음반 허브국이던 일본은 뻔질나게 찾았다. 기모노를 입고 '댄싱퀸'을 부르는 아바 사진이 일본 잡지에 실렸다. 한국 아바 팬을 두 번 울렸다. 아바는 한국 팬에게 애증(愛憎)의 팝스타였다.

아바는 부부 두 쌍이 모두 갈라선 뒤 1982년 해체됐다. 그 후 40년 만인 지난해 가상현실 공연이 열렸다. 디지털 아바타 무대였다. 70대 중후반이 된 그들이 다시 오프라인 무대에 서는 날이 올까. 그리된다면 초대박 히트 상품이다. 아바의 헌정 밴드인 '아바걸스'라는 그룹이 아바 결성 5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내한 공연을 갖는다. 아바표(標) 보컬과 무대 스타일을 똑같이 재현한다니 흥미롭다. 오리지널의 감흥을 따라갈 수 있겠냐마는. 이창호 논설위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