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 '월 200만원 시대', 개혁 서둘러 연착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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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4  |  수정 2023-05-04 06:49  |  발행일 2023-05-04 제23면

쥐꼬리 연금으로 무시 받던 국민연금이 드디어 '월 200만원 시대'를 열 모양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지난 1월 말 기준 200만원 이상 수급자가 1만5천290명으로 지난 연말에 비해 1만명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데, 지난해 24년 만의 최고치인 5.1% 인상 영향이 컸다. 아직은 극소수에 해당되나 대세가 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1988년 국민연금 출범 이래 연금을 30년 이상 빠짐없이 부어온 베이비붐 세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매년 수십조 원이 늘어나도 단기적으론 감내할 수준이다. 일례로 올 들어 국민연금은 불과 4개월 만에 주식 상승으로 70조원을 벌었다. 본질은 장기추세다. 복잡한 계산법이 동원되지만 여차하면 2055년쯤 기금이 완전 바닥난다는 추론이 있다.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대안은 따져보면 간명하다. 매월 내는 연금요율을 높이고, 지급 연금을 줄이든가 동결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소득의 9%, 공무원 연금은 18% 뗀다. 박근혜 정부 때 15%로 올리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실패했다. 국민적 저항이 있다는 의미다. 공무원연금과의 통합도 궁극적 목표가 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전체 연금개혁을 3대 개혁의 하나로 내걸었지만 아직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국회도 특위만 구성해 놓고는 하세월이다. 사망 시까지 지급하는 국민연금은 일반 사보험과는 차원이 다른 복지연금이다. 적게 내는 사람이 더 혜택을 본다. 따라서 국민 저항을 최소화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합리적 수정을 통해 항구적 사회안전망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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