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출 폭탄에 괴로운 5월…서민 위한 물가 안정 급하다

  • 논설실
  • |
  • 입력 2023-05-11  |  수정 2023-05-11 06:50  |  발행일 2023-05-11 제23면

서민은 5월이 괴롭다. 1년 가운데 가계 지출이 가장 많은 '가정의 달'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어버이날은 어떻게든 넘겼지만 벌써 통장 잔고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산 넘어 산이다. 부부의날(21일)·부처님오신날 연휴(27~29일)와 경조사까지 돈 나갈 일이 줄줄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둔화했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특히 외식 물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여전하다. 오죽하면 '잔인한 5월'이라는 비명이 터져 나올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지수는 117.15로 한 달 전보다 0.7% 올랐다. 최근 29개월간 오름세다. "부담 없이 햄버거나 먹자"는 말도 이젠 건네기 어렵게 됐다. 햄버거 값이 1년 만에 17% 올라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피자는 12.2%로 14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분식의 대명사인 김밥·라면 세트는 1만원을 넘겼다. 일상 회복에 따라 결혼식 축의금 지출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축의금도 인플레 되다 보니 부담이 더 커졌다. '참석해 식사를 하면 10만원, 봉투만 전하면 5만원'이 직장인 사이에서 불문율이 됐다. 사정이 이러니 서민들은 다가오는 연휴 가족 나들이 하기도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재료·인건비 인상과 맞물려 있는 외식 물가는 주춤할 개연성이 낮아 보인다. 전기요금 인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물가 인상이 계속되면 소비자가 지갑을 닫게 돼 경기가 얼어붙는다. 정부는 각별한 각오로 물가 안정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정치권도 정쟁을 멈추고 팍팍한 서민의 삶을 보듬는 일에 즉각 나서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