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간은 생명이다

  • 최병호 전 경북도 혁신법무 담당관·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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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8 08:06  |  수정 2023-05-18 08:15  |  발행일 2023-05-18 제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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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전 경북도 혁신법무 담당관·행정학 박사)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사람들은 여러 가지의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그중에는 '금'(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시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주 먼 옛날부터 인간은 금을 귀하게 여겨 왔다. 빛이 나는데 색이 변하지 않고, 희귀한데 단단해 부(富)의 상징이 됐다. 급기야 화폐수단으로 인정돼 금본위제를 도입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근대화와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시간'이 '금'과 동격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듣게 되는 '시간은 금이다(Time is gold)'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벤저민 프랭클린이 "시간은 돈이다"라고 말한 것을 사람들이 '시간은 금'이라고 바꿔 쓰면서 격언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돈의 의미로 '쇠 금(金)' 자를 쓰기도 한다.

시간을 금이라고 한 데에는 붙잡을 수 없다는 이유 말고도 세 가지 다른 배경이 존재한다. 첫째, 어떠한 물질에 시간의 가치를 입히면 그 물질의 가치는 훨씬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을 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있다는 물질 만능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셋째, 자본주의 사회에서 효율성을 부추기기 위해 이 세상 최고의 물질(금)을 빗댄 것이다.

우리는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것을 보고 시간의 존재를 알게 됐고, 나아가 이를 이용하고 활용할 줄 알게 됐다. 하지만 정작 시간의 소중함과 중요성에 대해선 모르며 살아간다. 사실 시간은 금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고 그 어떠한 것도 시간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시간을 금이라고 하지만 실은 시간과 금은 그 자체로 볼 때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시간은 노동을 통해 얻을 수 없고, 어느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으며 재생산이 불가하다. 반면 금은 얻을 수도 있고, 대체될 수 있으며 재생산이 가능하다.

최근엔 시간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말로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는 용어가 자주 인용된다. 골든타임은 응급의료나 재난사고 등의 상황에서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이 높은 시간이다.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명을 잃게 된다. 우리는 시간의 제한과 구속을 받는다. 인생은 나를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인생은 일장춘몽(一場春夢), 즉 한바탕의 봄꿈처럼 덧없다. 인생에서 골든타임은 찰라다. 그러니 귀중한 시간을 함부로 낭비해서야 되겠는가.

더욱이 인간은 일생의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낸다.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은 나머지 3분의 2 다. 100세를 살았다 한들 시간으로 따져 보면 실은 66세를 산 것이다. 시간을 허투루 낭비하는 사람은 성공을 담보하지 못한다. 사는 동안 무의미한 삶을 살 것이 아니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 시간을 헛되게 낭비하지 말고 아껴 쓰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이제 시간이라 쓰고 생명이라 읽어야 한다.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고 새로운 금언을 쓰자. '시간은 생명이다(Time is life).'

최병호 (전 경북도 혁신법무 담당관·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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