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젊어지는 한국인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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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30 06:39  |  수정 2023-05-30 06:46  |  발행일 2023-05-30 제23면

일본 오사카대학 이시이 마사키 교수와 연구원들은 2017년에 노인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관찰 실험을 했다. 65세 이상 60명에게 30년 전 주거 환경을 재현한 가상 아파트에서 2주 동안 살도록 한 것. 노인들은 그곳에서 1980년대 영화·TV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노인들의 활동성이 향상된 것은 물론 인지 기능과 기억력도 좋아졌다. 인간은 과거 경험과 감정을 되살리면 젊어질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의 결론이다. 비슷한 실험이 세계 각국에서 여러 차례 이뤄졌는데 결과는 한결같았다.

노인을 더 늙게 만드는 실험도 있었다. 2011년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75세 이상 60명에게 병원 병실, 요양원 등 가상현실 공간을 경험케 했다. 실험은 단 15분간 진행됐지만 노인들은 우울감을 느꼈고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이 떨어졌다. 그렇다면 외부 환경과 상관없이 생각만으로도 신체나이가 변할까? 이에 대한 답을 유추할 수 있는 실험도 있다. 2015년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팀은 청소부 20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의사가 한 시간 동안 한 그룹에만 "청소 노동이 건강에 좋다"고 교육했다. 6개월 후 두 그룹을 비교한 결과, 교육을 받은 청소부들이 더 활동적이었으며 체중·체지방까지 감소했다. 자신의 믿음대로 몸도 변한다는 게 입증된 것이다.

다음 달 28일부터 '만 나이' 적용으로 모든 국민이 1~2살 어려진다. 한국인 평균 연령도 42.7세(2020년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숫자가 아닌 진짜 나이가 줄었다는 생각이 '젊음의 묘약'이 될 수도 있겠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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