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사과나무를 심자…먹으면 '장애인 편견 없어지는' 사과가 열리는"

  • 이준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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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9 15:01  |  수정 2023-05-30 08:21  |  발행일 2023-06-07 제21면
연극 '괜찬타 정숙아!' 박연희 연출자·김정희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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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괜찬타! 정숙아' 출연진.  <극단 함께사는세상 제공>
5월31일부터 6월11일까지 계명대 대명캠퍼스 인근 소극장 함세상에서 여성장애인의 성장 일대기를 다룬 연극 '괜찬타! 정숙아'가 무대에 선다.

연극 '괜찬타! 정숙아'는 극단 함께사는세상이 지역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인터뷰를 재구성 한 마당극이다. 2015년 초연을 시작으로 해마다 개작을 거듭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번 연극을 연출한 극단 함께사는세상 박연희(56·대구 중구) 연출가와 주인공 '정숙' 역을 맡은 김정희(대구 달성군)씨는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만났다.

김씨는 중증장애인 연극 패인 '놀노리패'의 리더를 맡고 있다. 정희씨는 ACC(음성출력 장치)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대화를 한다. 잘하던 행동도 누군가 보기만 하더라도 머뭇거려지는 몸이다. 김 씨는 "불특정 다수인 관객과 마주해야 하는 연극이 초반에는 힘들었다. 계속 무대에 서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트레칭도 되고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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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괜찬타! 정숙아' 포스터  극단 함께사는세상 제공
이번 연극의 포스터에는 발가락으로 키보드를 치며 "사과나무를 심어보자"는 화면이 보인다. '어떤 사과나무를 심기를 원하냐'는 물음에 김 씨는 "사람들이 먹으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차별이 없어지는 사과가 열리는 나무"라 답했다.

박 연출가는 본 장애인들은 몸은 불편하지만 집 혹은 시설에서 자립하고 야학에서 꿈을 펼치며 가정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었다. 하루빨리 수많은 '우리의 정숙이들'이 지역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이웃이 되고 평범한 일상을 함께 나눌 날들을 앞당기고 싶다는 게 박 연출가의 의도다.

이번 연극에는 세 가지 시사점이 있다. 첫 째로 '완벽한 몸' '정상의 몸'이라는 사회적 잣대를 허물고, 획일화된 몸의 언어 대신 서로 다른 몸의 소통이다. 다양한 배우의 다양한 몸짓·소리와 말로 관객이 낯설게·새롭게·익숙하게 보기를 경험할 것을 주문한다. 둘 째, 소극장이니만큼 무대와 객석은 가깝고 마주 보고 있다. 배우만 일방적으로 바라봤던 시선에서 배우와 다른 관객도 바라보면서 선택적 주의집중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셋째는 박 연출가와 김 씨 그리고 장애인들의 바람이 담겨있다. 여러 복지 시스템이 이전보다 좋아졌지만 장애인들은 아직도 사회의 높은 문턱에 주저하고 있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다.

연극 '괜찬타! 정숙아'는 수~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에는 오후 4시에 시작한다. 자막이 지원되는 베이어프리 공연은 3일과 9일에 진행된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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