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우회전 일시정지 효과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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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4 06:56  |  수정 2023-06-14 06:56  |  발행일 2023-06-14 제27면

지난 4월부터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에 대한 단속을 시작하면서 운전자들의 태도가 크게 좋아졌다. 아직 우회전할 때 어떻게 일시정지를 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운전자도 많은 듯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건 없건 무조건 멈췄다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잘 모를 때는 단속에 안 걸리도록 멈추고 가려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이 덕분인지 횡단보도를 대하는 운전자의 자세가 아예 변했다. 종전에는 차량이 우선인 것처럼 쌩쌩 달리던 운전자가 보행자를 살피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배려하는 모습이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 덕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법규나 시스템을 잘 만들어 놓으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것을 보여준 방증이다.

예전에는 놀이공원이나 극장, 운동장, 공항 등지에서 유명 공연이나 인기 영화를 상영할 때 장사진을 이루는 모습이 당연했다. 그러다 보니 새치기나 암표 같은 부작용이 생겼고 후진국적 시민의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지금은 놀이공원에 스마트 줄서기 앱이 등장해 1~2시간씩 놀이기구 앞에 줄을 서는 풍경이 사라졌다고 한다. 며칠 전 TV에 방영된 이탈리아 현지 한식 판매에 도전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손님이 몰리자 바닥에 테이프로 줄을 서도록 표시하는 재치를 보여줬다. 제도를 잘 갖추면 저절로 질서가 지켜지는 사례였다.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는 교통사고를 줄이자는 목적에서 만들어졌지만 우회전뿐만 아니라 일반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를 보호하는 효과까지 끌어내 전체적인 안전운전 의식을 높이는 데 일조했음은 틀림없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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