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정치!] 올드보이, 귀환할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영남일보DB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영남일보DB

박근혜 정부 시절 핵심 인사들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TK(대구경북)정치권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소문의 주인공인데요. 올드보이의 귀환 여부가 흥미를 모으고 있습니다.

우 전 수석은 고향이자, 같은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 지역구(영주-영양-봉화-울진)에 출마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검사 출신끼리 공천을 놓고 다투는 모습이 부담스러워 대구로 지역구를 옮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 전 수석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평생 공직에 있었으니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이 실제 총선 출마를 선언할 경우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 전 부총리는 과거 자신의 지역구인 경산 출마가 유력하다고 합니다. 경산에는 현재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최 전 부총리 출마설은 지난해 말 특별사면이 이뤄진 후부터 줄기차게 제기되어 왔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특별사면 직후 경산 주민들에게 감사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경산지역 곳곳에는 최 전 부총리의 사면복권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습니다. 또 국회의원 시절 인연을 맺었던 지역민들과 만남을 가지지면서, 총선 출마 사전 정지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경산시민들은 최 전 부총리가 지역에서 3선을 한 만큼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일정 부분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올드보이들에 대한 지역 민심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TK를 대표한 인물을 키워야 하는데, '올드보이'의 귀환이 지역 발전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올드보이의 출마는 지역 발전보다 명예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죠. 지역 민심은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이 정치적 퇴행을 반복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올드보이의 출마설과 맞물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 여부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유영하 변호사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지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과연 내년 총선에서 우 전 수석과 최 전 부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것인지 관심입니다.

국민의힘은 올드보이의 출마에 부정적입니다. 이들이 적폐 세력으로 심판을 받았던 인물인 만큼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우 전 수석과 최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의 공천을 받기도 어렵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지역민들은 젊고 참신한 새로운 인물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다"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올드보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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