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생성형AI 적극 활용해 미디어 위기 극복해야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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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2 06:50  |  수정 2023-06-22 06:51  |  발행일 2023-06-2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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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편집국 부국장

미디어 환경을 둘러싼 변화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월22일 포털의 언론사 입점을 심사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활동을 중단했고, 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기술 발전이 미디어계에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제평위는 2015년 10월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인터넷 생태계가 저널리즘의 가치를 바탕으로 건전하게 육성, 발전할 수 있도록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발족됐다. 제평위는 새롭게 포털과 제휴하는 언론사를 심사해 제휴 여부, 기존 제휴 언론사의 계약 해지 판정 등을 결정하고, 광고성 기사와 선정적 기사의 판정 기준도 마련해 언론사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제평위는 잠정 활동 중단을 선언했지만 사실상 해체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언론계 다수의 시각이다. 여당에서 제평위의 법제화 등 다각적인 포털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는 지금과 같은 어정쩡한 공백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많다. 포털 입점이 수익과 직결된 상황에서 제평위의 갑작스러운 활동 중단은 포털 입점을 준비해온 언론사에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오프라인 수익구조가 점점 취약해지는 언론사로서는 포털입점을 통한 수익 확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평위의 활동 중단은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지방언론사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제평위의 체제 변화가 필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제평위 출범 후 한 해에 두 번 있는 입점 심사에서 지방언론사가 한 곳도 통과한 적이 없을 정도로 제평위 활동은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제평위는 여러 가지 이유를 늘어놓지만 그 저변에 지방언론에 대한 무지와 편견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많다. 지방언론사 입장에서 제평위 심사를 통한 포털 입점 가능성이 거의 희박한 데도 전사적으로 준비를 한 것은 그만큼 지방언론의 현실이 어둡기 때문이다. '지금 어렵지만 포털에 입점을 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하나의 희망고문이었다. 제평위 해체 후 웹 3.0 활성화 등 포털 환경의 변화, 제평위 성격이나 운영방식 변경 등 변수가 많아 궁극적으로 포털과 언론의 관계가 어떻게 재정립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언론계로서는 또 하나의 도전에 직면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더 본질적인 파고는 생성형AI의 등장이다. 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는 폭발적 관심을 얻다 사그라진 NFT, 메타버스와는 다른 길을 걸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기술적 진보도 놀랍지만 전 세계 거대 플랫폼기업들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생성형AI는 언론, 즉 미디어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분명하다. 지금 거대한 파도로 몰려오고 있는 생성형AI에 대해 언론이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지금 포털로 인해 겪고 있는 것보다 더한 위기가 닥칠 것은 분명하다. 과거 인터넷과 IT환경 변화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총체적 위기국면에 처한 언론계가 이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떻게 대처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온 방식인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지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적극적으로 기술을 받아들이고 문제점을 개선해 가는 'first mover'가 돼야 한다. 나아가 이제 언론은 AI기업과의 협력은 필수다. 이를 바탕으로 인간존중, 독자신뢰 등 저널리즘에 기반한 콘텐츠 플랫폼기업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박종문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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