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7일 포항시와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는 내달 3일 오전 포항 남구 포스코 본사에서 열리는 '포항제철소 1기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 이 시장을 공식 초청했다. 이 시장과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4일 냉천 범람에 따른 포스코 가동 중단과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만난 바 있다. 하지만 증인 출석으로 인해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할 시간적인 여유는 없었다. 이들의 공식 만남은 2021년 11월 포항 환호공원 '스페이스 워크' 제막식이 마지막이다.
현재 포항시와 포스코의 관계는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소재지를 서울로 옮기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시민 반발이 극심해지자 △포스코 △포항시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등 3개 단체는 지난해 초 합의서를 작성했으나, 본사 기능 완전 이전에 대해 여전히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역의 미래를 위해 포스코홀딩스 시설과 인력을 포항으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포스코 측은 소재지 이전은 충실히 이행했으며 글로벌 경쟁을 위해 전략부서 등의 인력은 서울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지난해 합의서를 함께 작성했던 범대위가 최근 최정우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어 포항시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포항시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협상 테이블에 포스코를 앉혀야 하지만 범대위의 최 회장 퇴진 집회로 양측 관계가 더욱 경색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 시장과 최 회장의 만남이 성사되면 그동안의 갈등이 일순간 해소될 순 없다 해도 최소한 양측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시장이 직접 포항시민의 의견을 최 회장에게 전달해 갈등 봉합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지역 재계 관계자는 "양측 수장이 각 기관의 보고 라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대화한다면 또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양 수장의 대화가 갈등을 봉합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양측 수장의 만남은 신병 치료를 받고 있는 이 시장의 의료진 판단에 달렸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장의 포항제철소 1기 준공 50주년 행사 참석 여부는 의료진의 판단에 달렸다. 조만간 참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