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출신 차관 전진배치 한 尹정부 2기 내각 출범…장미란 문체2차관 깜짝 발탁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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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30  |  수정 2023-06-30 09:29  |  발행일 2023-06-30 제4면
통일부 장관 김영호·권익위원장 김홍일 등 장관급 2명 차관급 13명

용산 대통령실 비서관 5명→차관 인선

방통위원장 빠진 장관급 2명 소폭 개각

대통령실 출신 차관 전진배치 한 尹정부 2기 내각 출범…장미란 문체2차관 깜짝 발탁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장관급 2명, 차관급 13명을 임명하며 사실상 첫 개각을 단행했다. 집권 2년차를 맞아 '국정동력' 강화에 힘을 실은 것으로, 대구경북(TK)에서는 김오진 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국토교통부 1차관에 이름을 올렸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정부 이같은 내용의 인사를 발표했다.

먼저 장관급은 통일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두곳이 교체됐다. 통일부 장관에는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가, 국민권익위원장에는 김홍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전 부산고검장)가 지명됐다. 권영세 현 장관이 차기 총선 등을 이유로 국회로 돌아간 것이며, 권익위의 경우 문재인정부 출신인 전현의 전 위원장이 임기가 만료된 데 따른 교체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지명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통일비서관을 역임했고, 윤석열 정부 통일미래기획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앞으로 원칙을 갖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 방안을 만들고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홍일 권익위 지명자는 '특수통'으로 불리는 윤 대통령의 멘토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법조계 원로 인사다. 그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흔들리고 있는 권익위를 빨리 안정시키고, 업무 현황을 파악해 부패 방지와 국민 권익 구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국가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차관급 13명(차관 12명,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1명)에 대한 교체도 이뤄졌다. 특히 차관에는 역도 국가대표 출신인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깜짝' 발탁됐고,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던 비서관 5명이 차관으로 자리를 옮겨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은 장미란 교수의 문체부 2차관 발탁에 관심을 보냈다. 2차관은 정책홍보와 체육·관광 등을 담당하는 역할인데, 장 차관 내정자는 대한민국 여자 역도의 대표적 인물로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스포츠 스타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체부 2차관이라는 크게 체육과 언론, 국민 소통, 큰 축이 두 가지인데, 이미 장관이 언론인 출신이고 해서 언론 소통 쪽은 커버가 된다고 보고, 체육 쪽에서 사람을 구했다"며 "장 내정자 같은 경우에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현장에런 경험이 있고, 이후 대학교수로 후학도 육성하고 현장과 이론을 가지고 있다. 체육도 한번 새바람을 불어넣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일단 인선을 미뤘다. 대통령실 고위급 관계자는 방통위원장과 관련해 "어차피 빈 자리"라며 "추후에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의 면직으로 공석인 자리의 인사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 장관의 경우 업무 연결성을 위해 교체를 미뤘다는 분석이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던 비서관 5명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노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국정운영 이해도가 높은 대통령실 비서관들은 각 부처의 차관으로 이동해 집권 2년차 국정 장악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부처 내 인사도 잇따를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에도 보면 비서관들이 차관으로 나가는 것은 거의 상당히 일반화된 코스"라며 "지금 집권 2년차 맞이해서 우리가 개혁 동력도 얻고 하기 위해서는 부처에 좀 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그런 사람들이 가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취지입니다. 과거에도 많이 있던, 지금 우리 정부만 이렇게 특별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토교통부에서 주택 정책을 담당하는 1차관에는 김오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2차관은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이 지명됐다. 김오진 차관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1985년 대구 대건고를 졸업해 국회에서 보좌진을 역임하는 등 정치권에서 활동해왔다. 현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비서실 관리비서관을 역임해 왔다.

해양수산부 차관은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이, 환경부 차관은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이 맡게 됐다.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는 김완섭 기재부 예산실장이 승진해 자리를 옮기게 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노동비서관을 맡았던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노동부 차관에 지명됐다. 오기웅 현 중기부 기획조정실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한훈 통계청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으로 발탁됐다. 외교부 2차관에는 오영주 주베트남 대사가, 통일부 차관엔 외교부 출신인 문승현 주태국대사가가 임명됐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가 맡게 됐다. 내정자들은 7월3일자로 임명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개각에서 여야 최대 격전지 꼽혔던 방송통신위원장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의 내정이 가시화된 상황이지만, 여야 극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소폭 개각으로 한숨을 돌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사라는 게 할 때 보면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다"며 "어차피 (방통위원장직이) 비어 있기 때문에 추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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