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지대] 탄소중립 실천, 이미 필수다

  • 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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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0 06:45  |  수정 2023-07-10 07:02  |  발행일 2023-07-10 제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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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처음으로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들었던 순간을 기억하는가. 우리가 기후변화를 이야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는 기후위기, 기후 재앙이라는 단어로 현재를 설명하게 된다. 벌써 상반기가 지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많은 일을 기억한다. 인왕산과 강릉을 덮친 산불, 매년 사라지는 꿀벌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도 기후 위기의 신호를 점점 자주, 강력하게 체감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온상승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국토를 잃어버린 국가가 등장하고, 유례 없는 홍수와 가뭄, 폭염과 추위로 세계 곳곳에서 탄소중립을 주요 이슈로 삼은 지 오래다.

탄소중립은 대기 중에 배출된 온실가스를 흡수·제거해 실질적인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과도한 산업화의 후유증을 극심하게 앓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과연 탄소중립은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기업과 개인, 국가와 민족을 넘어 온 인류가 지향해야 하고 반드시 이루어야 할 미션이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지구환경에 관심을 갖고 생활 속에서 작지만 성실하게 실천을 하고 있는 개인과 공동체가 늘어나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과제를 알리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실천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전자영수증과 텀블러 또는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일회용 용기 사용은 자제하는 것, 친환경 제품 위주의 소비생활과 가정에서 나오는 재활용품을 잘 버리는 것,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는 것, 운전 시 급제동과 급출발을 하지 않는 것도 좋은 실천 방법이 될 수 있다.

가구마다 자원순환을 위해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하는 것만으로도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1인당 연간 88㎏이다. 분리배출의 가장 기본은 '비.헹.분.섞'이다. '비우고 헹궈서 분리한 후 섞지 않고 버리기'를 기억하자. 종이타월이나 핸드 드라이어 대신 개인 손수건을 사용할 경우 1인당 연간 26㎏의 탄소가 줄어든다고 하니 지인들에게 손수건을 선물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비닐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면 1인당 11.9㎏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장바구니 사용은 대구YWCA가 환경운동 차원에서 1980년대 말부터 전개해 온 만큼 이제는 다양한 디자인과 크기로 넘쳐날 만큼 유통되고 있는데 실사용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젊은 세대가 많이 동참하고 있는 다회용 컵 사용은 3.6㎏, 육아템으로 각광받다가 이제는 거의 모든 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티슈도 2.2㎏의 감축효과가 있으니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용기내 캠페인'이라고 들어봤을 것이다. 식품을 살 때 일회용품이 아닌 식품용기에 받아오는 것인데 이를 통해서도 1.1㎏, 종이 인쇄물을 줄이는 노력에도 0.98㎏, 청구서나 영수증을 전자서비스로 전환하기만 해도 1.1㎏이 줄어든다고 하니 오늘부터라도, 나부터라도 실천해 보자.

우리나라도 전 세계 14번째로 2050 탄소중립을 법제화하였는데 개인이 친환경 활동을 할 때마다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 사업은 1인당 최대 7만원까지 현금이나 카드 포인트로 한국환경공단에서 지급하는데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지구 온도가 1℃ 오르면, 고산우림지대가 반으로 줄어들고 인체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은 3배 정도 높아진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몸소 체감한 우리가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결단하고 용기를 내어보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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