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魔가 할퀸 예천 백석리…이웃사촌 30%를 잃다

  • 장석원,이현덕,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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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7  |  수정 2023-07-17 07:17  |  발행일 2023-07-17 제2면
극한호우 피해 - 예천

'경북 최대 피해' 예천 산사태로 매몰 등 9명 사망·8명 실종

효자면 백석리 14가구 22명 중 6명 숨지고 1명 실종 '초토화'

토사가 집어삼킨 집채·도로 등서 실종자 수색·복구작업 분주

水魔가 할퀸 예천 백석리…이웃사촌 30%를 잃다
집중호우로 인해 경북 예천 효자면 백석리의 한 마을이 초토화된 15일 오후 백석경로당으로 대피한 어르신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水魔가 할퀸 예천 백석리…이웃사촌 30%를 잃다
16일 오후 예천 효자면 백석리에서 경찰특공대 특수대응팀과 수색견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예천지역은 지난 14일부터 내린 비로 경북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16일 오후 5시 현재 산사태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 이 가운데 숨진 6명은 효자면 백석리 주민이다.

산사태 하루 뒤인 16일 효자면 백석리를 찾았다. 피해 마을에 진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폭우로 백석리를 이어주는 도로가 유실돼 면소재지에서 농로를 이용해 백석리까지 15분가량을 차량으로 이동해 백석리 노인회관에 도착했다.

피해마을 주민들이 임시 대피한 백석리 노인회관에서 성백마을까지는 아예 차량 진입이 안 돼 가파른 길을 20여 분 정도 더 올라가야 했다. 가는 길 곳곳이 토사로 유실된 상태였으며, 복개천이 범람해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고 황토물이 아래로 무섭게 흘러내리는 등 마치 전쟁 중 폭격을 맞은 듯한 처참한 모습이었다.

피해 현장은 산사태에 쓸려간 집채와 이불, 가재도구 등이 반쯤 흙에 파묻혀 있었다. 종잇장처럼 구겨진 차량과 농기계 등도 과수원에 널브러져 당시의 공포스러웠던 상황을 대변하고 있었다. 주민 박모씨는 "비 때문에 잠을 못 자고 방에 있는데 어디선가 천둥 치는 소리가 들렸다"며 "아내와 함께 밖으로 나가 보니 순식간에 토사가 이웃집을 집어삼켰다"고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그는 지금도 당시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라 가슴이 뛰고 현기증이 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효자면 백석리에는 총 14가구에 주민 22명이 살고 있다. 이 중 주택 세 채가 산사태로 매몰돼 7명이 실종됐다가 6명이 사망한 채 발견되고 현재 1명은 실종 상태다. 주로 60~70대 주민들로 새벽 시간대 사고가 벌어지면서 미처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웃 주민들은 한결같이 "하루빨리 실종자를 찾고 응급 복구가 빨리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실종자 수색과 복구를 위한 중장비 소리는 요란했다. 오락가락 내리는 비와 도로 유실로 인해 구조 작업과 실종자 수색 작업이 더뎌지고 있지만, 경찰과 119 소방대원 등은 실종자 수색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경찰과 소방 구조견들도 실종자를 찾기 위해 분주히 오갔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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