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년 가까이 함께한 이웃이 한순간에 사라져 안타깝습니다" 실종자 수색에 애타는 경북 예천 백석리 주민들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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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7 18:45  |  수정 2023-07-17 19:11  |  발행일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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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북 예천군 백석리 마을 입구에서 주민들이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삼십 년 가까이 함께한 이웃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다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서 만난 박모(50)씨는 아직도 지난 14일 밤을 잊지 못한다. 박씨가 스무살 무렵 이사를 온 장병근 씨의 집이 한순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때 종편 예능프로그램 '나는자연인이다'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한 장 씨는 백석리 마을의 유명 인사였다.


박 씨는 "형님께선 흙으로 된 집에서 아내와 함께 백석리에 사셨다"라며 "폭우로 산사태가 난 이후 형님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라고 전했다. 폭우가 끝나고 이틀 뒤인 지난 16일 장 씨의 아내는 집터에서 2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매몰된 상태로 발견됐다. 박 씨는 "아직도 상투를 틀고 한복을 입은 장 씨의 모습이 선하다"라며 "별탈 없이 무사히 구조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산사태로 쑥대밭으로 변한 백석리에는 현재까지 사망자 4명, 실종자 1명이 발생했다. 백석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희생자 대부분은 조립식 판넬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곳에 거주하셨다"라며 "이곳에서 절을 운영하던 부부도 전날 새벽까지 통화를 한 우리 이웃"이라고 울먹였다.
 

이 밖에도 예천군 감천면과 벌방리에선 실종자를 찾기 위한 구조작업이 한창이다. 은풍면 은산리에선 하천에 수색 대원들이 투입돼 차량과 실종자들을 찾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차량 2대가 급류에 휩쓸리면서 총 3명이 실종됐다. 

글·사진=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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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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