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동에서 날개 단 청년창업자들

  • 서창익(가람과사람 대표)
  • |
  • 입력 2023-07-20  |  수정 2023-07-20 08:14  |  발행일 2023-07-20 제21면

[기고] 안동에서 날개 단 청년창업자들
서창익(가람과사람 대표)

유교문화의 원형을 가진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불리기도 한다. 예전 같으면 이런 선비고을에서 물건을 파는 건 농사짓는 사람보다 아래로 보았을 것이다. 2022년부터다. 청년창업으로 안동을 일으켜 세울 준비를 했다. 상반기가 끝날 무렵 안동에 터를 잡고 업을 열었다. 행안부에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일환으로, 가람과사람<주>이 위탁받아 지원하고 멘토링을 하는 사업이다. 안동에서 2년 차를 보내는 청년창업자들은 현재 어떤 성공을 거두고 있을까.

▶암산유원지 카페= "암산유원지는 안동 남후면에 강변을 끼고 있어 다양한 테마와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자리에 '암산유원지 카페'가 청년창업을 했다. 암산유원지에 식당이 입점해 있고 최근엔 에어바운스가 설치돼 카라반 형태의 카페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첫해에는 카라반 설치와 카페 오픈에 급급했지만, 2년 차에는 사업 안정화를 위한 품목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후면 특작물인 딸기를 중심으로 '암산딸기라테'와 같은 시그니처 브랜드도 고려 중이다. 날씨에 따라 매출 등락이 심하지만 '암산애 유원지' 플랫폼을 통해 홍보하고, 오프라인에서도 눈에 띄는 디지털 간판을 통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집 정리의 달인 천국박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직접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을 손수 하는 청년창업자가 안동에 있다. 옥야동에 자리 잡은 '천국박스'는 오늘도 집 정리, 유품 정리로 바쁘다. 손과 발로 뛰는 힘든 작업이지만, 깨끗하게 정리된 것을 보면 마음이 후련하다며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데 자부심이 생긴다고. 2년 차인 올해는 예비사회적기업이 된 기쁨도 잊고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관공서와 함께 집 정리 솔루션을 통한 빈집문제 해결, 무연고 사망자 주거지 정리, 빈집 재생으로 만든 워케이션센터, 방역소독업 등이 그것이다. 특히 대구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내고, 대전까지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다. 집 정리와 유품 정리는 왠지 안동의 선비고을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의기투합해 운영하는 사업이 승승장구하길 기대한다."

▶월영수제청과 워너비럭스= "안동 월영교는 야경이 유명하고, 다리를 건너면 민속촌에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월영의 이름을 따서 수제청으로 청년창업을 한 '월영수제청'은 안동 특산물을 활용해 수제청을 만들어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2년 차인 올해는 스마트 스토어를 오픈해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안동 특산물로 브랜드 있는 수제청이 나와 대박이 나기를 기대한다. 이와는 좀 어울리지 않는 브랜드가 있다. 중고 명품가방을 판매하는 '워너비럭스'다. 그래도 명품이라는 말은 안동과 잘 어울린다. 1년 차에는 인스타에 홍보하기 바빴다. 2년 차인 올해는 스마트 스토어를 개설해 운영 중인데,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해 재구매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매장을 홍보하는 오프라인 마케팅에도 더 노력할 계획이며, 3년 차에는 기대가 더 크다고 한다."

▶민관이 함께 만드는 청년창업 성과= "매월 멘토링을 나가서 보면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거나 좋은 소식을 전화로 알려줄 때 눈시울이 괜히 뜨거워진다. 사명감을 갖고 이런 일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경북의 주인이 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문득 감사할 사람이 생각난다. 경북도 일자리경제과 전준범 주무관이다. 지도 감독을 나와 서류를 꼼꼼히 챙기며 청년 창업자들이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언까지 해준다.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안동 청년창업자의 2년 차 사업도 계획한 이상으로 성과를 거두길 희망한다."
서창익(가람과사람 대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