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성공할 동업 & 실패할 동업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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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0  |  수정 2023-07-20 06:59  |  발행일 2023-07-20 제22면

[취재수첩] 성공할 동업 & 실패할 동업
장석원기자〈경북본사〉

세계 모든 나라에 진출해 있다는 화상(華商,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중국계 비즈니스맨). 이렇게 세계 곳곳으로 진출한 화상은 나름의 원칙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끈'이다. 끈은 모두 세 개로 구성된다. 혈연, 지연, 업연(業緣)이다. 이들은 사업을 혼자서 하다 보니 너무 힘이 들어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자본과 기술을 모아 같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

경쟁보다는 동업과 협업을 택한 것이다. 중국의 원저우(溫州) 상인들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문구는 '뭉쳐서 천하와 맞선다'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끈이 있어야 한다'와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경북도청 신도시가 위치한 안동시와 예천군은 하나의 국회의원 지역구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다 보니 안동은 예천과 통합하자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예천은 아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반감은 점점 극에 치닫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올 초 재경예천군민회 신년교례회에서 표출되었다. 행사에 매번 초청되었던 지역 국회의원을 초청하지 않은 것이다. 안동시장을 겨냥한 원색적인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경북도청 신도시 주민은 2만여 명에 이른다. 이 주민들의 주거 만족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정치권이 '잿밥'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위가 대구시로 편입되면서 군위와 함께 해왔던 의성·청송·영덕군은 단일 선거구 유지가 불가능해 인접 지역과의 통폐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래서 예천지역에서는 안동시는 단일 선거구가 될 수 있으니 예천을 분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런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안동지역 국회의원과 예천·의성·청송·영덕군 국회의원 각 한 명씩, 두 명의 의원을 뽑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한 명의 국회의원이다 보니 지자체도 통합을 통해 한 명으로 하자는 논의만 진행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국회의원을 두 명으로 뽑으면 이러한 논란은 미뤄지지 않을까.

두 명의 국회의원을 통해 선의의 경쟁 혹은 동업의 관계를 갖도록 해서 경북도청 신도시의 발전에 추진력을 더하면 어떨까 싶다. 물론 실패하는 동업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서로가 확실한 비전 공유가 안 된 경우, 동업자끼리 장점과 단점을 모르고 손만 잡았을 경우, 사업의 실패 원인이 상대방의 탓이라고만 하는 경우 등이다. 이 동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그리고 실패하지 않는 동업이 되도록 지역민들의 감시와 응원도 필요하다.
장석원기자〈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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