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재확산에 독감 기승…'멀티데믹' 경각심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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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31  |  수정 2023-07-31 06:56  |  발행일 2023-07-31 제23면

끝난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 확진자가 더 가파르게 늘어나는 건 명백한 위험신호다. 이런 가운데 독감(인플루엔자) 환자도 크게 늘고 있어 '멀티데믹'(감염병 동시 유행)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여름철에 잠잠했던 호흡기 감염병의 이례적인 확산이 우려된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코로나19 확진자는 25만3천825명으로 전주 대비 35.8% 증가했다. 특히 지난 19일 신규 확진자는 4만7천29명으로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이 추세라면 하루 5만명대는 시간 문제다. 하지만 이것도 공식통계에 잡힌 수치일 뿐이다. 요즘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걸 감안하면 실제 확진자는 2~3배가 넘는다고 봐야 한다. 사실상 지난해 겨울 재유행 정점 시기와 엇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여름 휴가기간 동안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후 날씨가 쌀쌀해지고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 확산세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코로나 재확산은 방역정책 완화와 면역력 약화 때문이어서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방역당국은 치명률이 낮아졌다는 이유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달 중에 코로나19를 감염병 2급에서 독감 수준인 4급으로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재유행하면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다시 높아질 수 있다. 그리고 경증이라고 해도 신체적 고통과 일상생활 불편은 크다.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설치는 멀티데믹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개인 방역에 만전을 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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