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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3일 여의도 당사 앞에서 '노인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리 정당으로 거듭 나겠다"며 의욕적으로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김은경 혁신위원장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노임 폄하' 논란을 일으킨 데다 사생활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혁신위가 혁신대상"이라는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선 혁신위가 조기 활동 종료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민주당 혁신위는 출발부터 잡음을 일으켰다. 혁신위 초대 위원장에 임명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은 '천안함 발언'으로 하루 만에 사퇴했다. 당시 이 이사장을 엄호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원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고, 이재명 대표의 책임론까지 대두됐다. 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이것저것 다 살펴봤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 정무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이사장 대신 임명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 좌담회에서 "남은 수명(여명)에 비례한 투표가 합리적"이라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켰다. 김 위원장은 노인 폄하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과정에서 "시부모를 18년간 모셨다"고 한 발언이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혁신한다고 와서 망신만 자초하고 있다"며 "혁신 주도한다는 사람이 노인 비하 발언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더니 이를 수습한다고 사과하면서 했던 '시부모 18년 부양'도 새빨간 거짓이란 주장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혁신위는 이미 철저하게 실패했다"며 "국민 모두가 아는 사실을 이재명 대표도 직시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SNS에 "김 위원장의 언행 문제로 민주당 혁신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며 "'패륜의 강'에 빠져 혁신이 익사할 판"이라고 썼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 대표 리더십 교체 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고 했고,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천안함 막말의 이래경 위원장에 이어 노인 비하, 시부모 논란의 김 위원장까지 '이재명표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패륜"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혁신위 관련 논란에 대처하는 모습이 오히려 위기를 자초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혁신위가 당의 비호 아래 구태 정치를 답습했다는 설명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위원장 설화 논란이 터졌을 때 민주당은 김 위원장을 감싸기 바빴다"며 "결국 가장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야할 혁신위는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로 인해 제1호 혁신대상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사생활 논란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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