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숙지지 않는 '살인예고'…무관용 원칙 엄정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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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10  |  수정 2023-08-10 06:55  |  발행일 2023-08-10 제23면

최근 '묻지마 칼부림'이 잇따라 발생, 전국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가운데 '살인 예고 글'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작성자 67명을 검거한 결과, 절반 이상인 34명이 초등학생까지 포함된 10대 청소년들로 나타나 또 다른 충격과 우려를 던졌다. 대부분은 장난이었다고 변명을 하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을 묻고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 경찰도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성인과 동일한 잣대로 처벌하는 등 나이와 무관하게 엄정 수사할 방침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신림역과 분당 서현역 참사 이후 동대구역 광장에서도 흉기를 꺼내려던 30대가 경찰에 붙잡히는 일이 일어났다. 또 지난 6일에는 구미 프로배구대회 출전선수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글이 온라인에 등장, 경기장 입구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숙소경비를 강화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이런 흐름이 더 이상 방치돼서는 곤란하다고 판단, 강력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사회적 불안감을 야기시키는 행위가 어떤 혼란을 불러오는지 반드시 깨닫게 해야 모방범죄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대검찰청은 '살인 예고 글' 게시자 중 지금까지 6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단순 장난으로 보기 어렵고 국민 불안감 증폭과 경찰력 낭비 등과 관련된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엄정 대처했다는 설명이다. 국민정서에 부합한다. '나이가 어리다'거나 '심신이 미약하다'는 등 이런저런 선처 이유를 들먹이겠지만 피해를 입었거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해자 위주의 관대한 처분이 준법정신의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지 않았는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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