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근 상병 사건 이관 '깜깜'…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

  • 오주석
  • |
  • 입력 2023-08-14 17:12  |  수정 2023-08-14 17:18  |  발행일 2023-08-14
2023081401000455300018641
고(故)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군 검찰단 출석이 예정됐던 박 전 수사단장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군 실종자를 수색하다 사망한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권 이관이 늦어지고 있다. 앞서 군 검찰은 지난 2일 채 상병 사건 기록 일체를 경북 경찰에 넘겼다가 하루도 안 돼 모든 서류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상병의 사건을 담당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이끈 해병대 수사단은 해병 1사단장 등 8명이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국방장관 결재하에 경찰에 인계하려다 제재를 받고 현재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14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공정한 수사를 받게 해달라며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지만 , 국방부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박 대령 측 김경호 변호사는 등기우편으로 국방부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원회는 고 이예람 공군 중사 사망사건 이후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정된 기구다. 현재 박 대령은 해병대가 사건을 축소하려고 외압을 가하고 있다며 군 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방부 검찰단은 박 대령에게 적용했던 혐의를 '집단항명 수괴'에서 '항명'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초 군검찰은 경찰에 수사자료를 인계한 해병대 수사단 광역수사대장과 부사관 등 2명도 공동정범으로 봤지만, 이들은 박 대령의 지시를 단순히 따른 것이라고 판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군인권센터는 14일 고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인권침해를 겪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병대전우회도 고 채수근 상병 순직 사고 조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외부 개입이 있어선 안 된다'며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