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잇따른 멧돼지 출몰 '지렁이 때문'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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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1  |  수정 2023-08-20 17:01  |  발행일 2023-08-21 제2면
20일 남구 한 아파트단지서 2시간만에 사살

지난 6일 수성구 만촌동 출몰, 주민 2명 부상

여름철 지렁이 먹기 위해 도심까지 내려와
대구 도심 잇따른 멧돼지 출몰 지렁이 때문
경찰이 사살한 멧돼지를 트럭에 싣고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한밤 중 대구 도심 한복판을 활보하던 멧돼지가 2시간여 만에 사살됐다.


보름 전에도 새벽 시간대 도심 주택가에서 멧돼지가 나타나 주민 2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통상 멧돼지는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 주로 도심까지 나타나곤 하는데, 여름에 출몰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경찰·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호 10시 39분쯤 수성구 파동IC 인근에서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현장에서 자취를 감춘 멧돼지는 신천대로에 이어 남구 봉덕동 등지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남구청·경찰·소방 등은 엽사 2명과 인력 34명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다 20일 오전 1시 19분쯤 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멧돼지를 발견하고 엽총 2발을 발사했지만, 포획에 실패했다. 이어 이날 오전 1시 25분쯤 경찰관이 38권총 5발을 발사해 사살, 포획했다. 출몰한 멧돼지로 인해 재산이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멧돼지가 출몰하자 남구청 등은 2차례 안전안내 문자를 보내 시민 안전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4시 45분쯤에는 수성구 만촌동 주택가에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멧돼지는 주택에 침입해 60대 남성 A씨의 팔과 다리를 물었다. A씨는 다리와 팔을 심하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또 멧돼지를 피하려던 50대 남성 B씨가 주택 옥상에서 떨어지면서 발목 등을 다쳐 병원 신세를 졌다.


여름철 멧돼지 출몰이 잦은 이유에 대해선 염분 섭취를 위해 지렁이를 잡아먹기 위해서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체내에 염분을 많이 함유한 지렁이가 장마철엔 인근 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옴에 따라 멧돼지도 지렁이를 쫓아 도심까지 출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멧돼지가 출몰한 곳은 남구 앞산공원 자락이다. 평소 앞산공원 등산로 주변을 중심으로 멧돼지가 먹이를 찾기 위해 땅바닥을 파헤친 흔적이 종종 발견되기도 하는 곳이다.


지역의 멧돼지 기동포획단 관계자는 "멧돼지가 지렁이를 잡아먹으려고 산 밑이나 민가 인근 쪽으로 자주 내려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이승엽기자 lees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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