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살아 돌아올 테니 결혼하자" 남기고 떠났던 고(故) 황병준 하사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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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5 13:28  |  수정 2023-08-25 13:28  |  발행일 2023-08-25
약혼녀 남겨두고 국군 제3사단 소속으로 참전…1950년 8월 영덕 전투에서 전사
꼭 살아 돌아올 테니 결혼하자 남기고 떠났던 고(故) 황병준 하사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경상북도 영덕군 우곡리 일대에서 발굴된 고(故) 황병준 하사 유해. 국방부 제공

약혼녀에게 '꼭 살아 돌아올 테니 결혼해 아들딸 낳고 잘살자'라는 말을 남기고 전쟁터로 떠났던 6·25전쟁 전사자가 73년 만에 가족이 품으로 돌아갔다.

25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2010년과 2017년 경북 영덕군 우곡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 신원을 국군 제3사단 소속 고(故) 황병준 하사로 확인했고 밝혔다.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지난 2010년 3월 국유단과 해병 1사단 장병 100여 명이 6·25전쟁 당시 개인호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황 하사의 머리뼈, 위팔뼈 등을 수습하였고, 이후 2017년 3월, 1차 발굴지점 기준 약 10m 떨어진 곳에서 아래턱뼈를 수습했다.

꼭 살아 돌아올 테니 결혼하자 남기고 떠났던 고(故) 황병준 하사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유해발굴감식단 대원이 고(故)황병준 하사 유해를 정밀 발굴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고(故) 황병준 하사는 국군 제3사단 소속으로, 경북 영덕 전투(1950. 7. 19. ~ 8. 17.)에 참전 중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50년 5월 부산에 있는 제3사단 23연대에 20세의 나이에 입대한 뒤 '영덕 전투' 에 참전 중 전사했다.

영덕 전투는 동해안의 영덕 일대에서 국군 제3사단이 부산으로 진출하려는 북한군 제5사단을 저지하고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전투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입대 직전 약혼한 후 약혼녀에게 "꼭 살아 돌아올 테니 결혼해 아들딸 낳고 잘살자"라는 약속을 남기고 전장터로 떠났다. 확인된 전사자의 신원을 유족에게 알리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전날 대구 동구의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고인의 조카 황태기 씨(72세)는 " 7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라도 늦었지만 삼촌의 유해를 찾게 돼 다행이다"라며 "삼촌과 같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을 끝까지 찾아서 예우해주는 국가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많은 유해를 찾아 가족으로 품으로 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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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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