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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감천면 벌방교회 황종관 담임목사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이웃을 위해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독자제공 |
지난 경북 북부지역 집중호우 때 위험을 무릅쓰고 어르신의 생명을 구한 것은 물론 수해를 입은 이웃을 위해 끊임없이 사랑을 베풀고 있는 어느 목자의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예천 감천면 벌방교회 황종관 담임목사다.
황 목사는 지난달 15일 새벽 벌방이장으로부터 "마을 입구에 있는 홀몸 어르신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당시는 '극한 호우'라 불릴 만큼 많은 양의 비가 쏟아져 집안으로 토사가 흘러들어오는 등 매우 긴박한 순간이었다. 그는 곧바로 뛰쳐 나와 이장이 말한 곳으로 달려 갔다.
칠흑 같은 어둠과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질퍽한 길을 힘겹게 걸으면서도 그는 집집마다 문을 두들겨 어르신들을 깨우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그러던 중 토사가 집안으로 쓸려 들어가 밖으로 탈출하지 못한 채 '살려달라'고 절박하게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황 목사는 지체없이 쓰러진 가재도구와 토사를 치우고 집안으로 들어갔고, 어르신을 구출해 경로당에 대피시켰다. 황 목사는 자신의 생명조차 위협받는 상황에서 위험에 처한 어르신 2명의 생명을 지켰다.
그의 헌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응급복구가 시작되면서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과 자원봉사단체, 전국교회네트워크 등을 연결해 주민과 이재민에게 필요한 물품과 무료밥차·커피 등을 제공했다.
또 갑작스러운 수해로 집과 가족을 잃어 지낼 곳이 없는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 10여 명을 교회 교육관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불편함은 없는지 아침저녁으로 살피는 등 실의에 빠진 가족을 위로하며 희망을 북돋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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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감천면 벌방교회 황종관 담임 목사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가구에 조립식 창고를 사비를 들여 지원했다. 독자제공 |
장광현 예천군 감천면장은 "황 목사는 평소 희생적인 봉사활동과 이웃돕기에 앞장서는 등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분"이라며 "이번에도 위기에 처한 어르신들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가 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봉사에 앞장서 주민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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