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마돈나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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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8 06:52  |  수정 2023-08-28 06:52  |  발행일 2023-08-28 제27면

현대 팝음악이 비디오를 만나 화려한 꽃을 피우기 시작한 데는 미국의 팝스타 마돈나도 한몫했다. 과거 고교생 시절, TV를 통해 본 마돈나의 공연 퍼포먼스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린 채 무대 바닥을 문대는 몸짓은 눈길을 사로잡고도 남았다. 그녀의 대표곡인 '라이크 어 버진(Like a Virgin·1984년)'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마돈나는 이 파격적 몸짓으로 세계 팝음악계 '1호 섹시 여가수'가 됐다. '라이크 어 버진'은 발매 한 달 만에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뒤 무려 6주간 정상을 지켰다.

마돈나는 끊임없이 '선정성'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당당했다. 그녀는 "농염한 몸짓을 선보이는 것도 지능을 뽐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한 음악 시상식에선 "나는 오랫동안 창녀·마녀로 불렸다. 왜 여성은 섹시하면 안 되나. 나는 억압을 비판한다"고 했다. 세계 대중 음악사에서 마돈나를 빼놓고 페미니즘을 논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런 마돈나가 최근 65세 생일을 맞아 "내 생일 최고의 선물은 '레이징 말라위(Raising Malawi)'를 지원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레이징 말라위는 마돈나가 아프리카 최빈국인 말라위에서 부모를 잃은 어린이를 돕기 위해 세운 단체다. 그녀는 올해 초 심각한 박테리아 감염 증세로 병원 신세를 졌다. 그녀 얘기를 풀이하면 '한번 아파보니 타인을 돕겠다는 의지가 훨씬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마돈나를 보니 은퇴 후 암 투병 중에도 아프리카 어린이를 도와 세계인의 존경을 받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이 오버랩된다. 이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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