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사들의 절절한 외침…교권 바로 세우는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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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6  |  수정 2023-09-06 06:57  |  발행일 2023-09-06 제27면

서울 서이초등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촉발된 교권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수많은 교사들이 지난 4일 서이초등 교사의 49재를 계기로 한목소리를 냈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교사들은 이날 열린 추모집회 '공교육 멈춤의 날'을 통해 아동복지법 개정과 교권회복을 촉구했다.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미적거리지 말고 학교현장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해서 합당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망가진 공교육 실태가 비로소 이슈가 된 상황이 꽤나 마뜩잖다. 가해자 인권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도를 지나치면서 전체적인 틀이 흔들리는 우를 범한 가운데 교육현장도 예외는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일부 학생의 무례 및 무법과 함께 진상 학부모의 갑질은 교권은 물론, 인권을 위협하는 흉기로 작용했다. 교사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보면 특혜를 바라는 것도, 이기적인 것도 아니다. 그저 상식선에서 책임감과 소신을 갖고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싶다는 바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교육부는 49재 추모제 참석교사들을 징계할 예정이었으나 교사들의 반발과 시민들의 비난이 커지면서 입장을 바꿨다. 오히려 주무 부처가 추모와 교권회복을 위한 간절한 마음을 외면한다는 저항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서적 학대행위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몰상식하거나 지나친 요구가 일상화되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교사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이야기다. '악성민원인으로부터 교원 보호하라' '교사의 생활지도권 보장하라' 등 지극히 당연한 주장이 왜 그들의 절규가 됐는지 곱씹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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