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힌남노 교훈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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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7  |  수정 2023-09-07 06:49  |  발행일 2023-09-07 제23면

태풍 '힌남노'로 포항이 쑥대밭이 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날 포항에는 500년 빈도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피해를 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민 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포스코에서는 포항제철소 침수라는 사상 초유의 난리가 나서 공장가동이 중단됐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40여 개의 침수 공장을 정상화하는 데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터져 나왔다. 다행히 135일 만에 모두 정상화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세계 철강사에 길이 남을 드문 일이어서 '135일의 기적'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형 참사를 겪은 이후 포항지역 사회는 새로운 기준의 방재 정책 및 인프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포항시는 예측 불가능한 자연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포항시 안전도시 종합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안전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위원회 및 자문단 구성에 나섰다. 이와 함께 '안전도시조성 제도개선 및 도시진단 용역'은 내년 8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포스코도 포항제철소 정문에서 3문까지 국도변 1.9㎞에 차수벽을 설치했고, 변전소·발전소·원정수설비 등 핵심시설에 차수시설을 갖췄다.

힌남노는 지난해 9월6일 한반도에 상륙한 일종의 '가을 태풍'이었다. 역대급으로 기록된 '사라'(1959년)를 비롯해 '루사'(2002년), '매미'(2003년)도 추석을 전후해 발생한 가을 태풍이었다. 가을 태풍이 엄청난 위력을 가지는 이유는 여름철 뜨거워진 해수면이 태풍의 몸집을 더 키우기 때문이다. 이상기후 속에 근년 들어 가을 태풍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철저한 준비만이 최상의 대비책이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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