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가 다른 영남일보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애'에 대해 이야기 중이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
영남일보 유튜브 콘텐츠 '젠톡' 모습. 오른쪽부터 최성근 최성근 문화사업부 차장, 조민희 인터넷뉴스팀 인턴기자.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
영남일보 유튜브 콘텐츠 '젠톡 1_연애 편' 촬영 모습.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
영남일보 유튜브 콘텐츠 '젠톡' 촬영 사진. 오른쪽부터 박연호 문화사업부 사원, 이남영 경제부 기자.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
※최근 대한민국은 '세대론'으로 뜨겁습니다. 'MZ세대' '알파세대' '잘파세대' 등으로 세대를 나누고 있습니다. 세대론의 장점도 있겠지만 서로 넘지 못하는 '투명한 벽'이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그 결과 "꼰대스럽다" "요즘 애들은 이해할 수가 없어" 등 다른 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등한시되는 것 같습니다. 이에 영남일보 인터넷뉴스팀과 영상기자는 다른 세대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세대공감프로젝트 젠톡'(세대 generation+이야기 talk)을 기획했습니다. 젠톡은 '세대와 세대의 이야기''세대별 이야기'라는 의미입니다. 연애, 전자기기, 세대별 일지 등 분야별로 'X·M·Z 세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해를 높이기 위해 영상도 함께 촬영해 '영남일보 유튜브'(https://www.youtube.com/@Yeongnamilbo)에 올립니다. 젠톡을 통해 다른 세대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연애'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주제는 없다. 세대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이야기도 연애가 아닐까. 다만, 인터넷의 보급, 스마트폰의 탄생 등 세대별로 환경과 분위기는 달랐을 것이다. 이에 X세대(1965년생~1979년생), M세대(1980년생~1994년생), Z세대(1995년생~2012년생)을 한자리에 모아 세대별 '썸' '연애' '이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제 '썸'이라는 단어는 대명사처럼 사용된다. 각 세대의 썸이 궁금하다.
X=우리 세대에는 썸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지금이야 썸이 흔하게 사용되지만 '호감이 있는 정도다' '좋아한다' 정도로 표현했다.
M=20대 초에 썸이라는 단어를 들었다. 지난 2014년에 나온 소유와 정기고의 '썸'노래를 들으면서 썸에 대해 배웠다. 그전에는 '쟤들 분위기 좋아 보인다' 이런 식으로 말했던 거 같다.
Z=썸이란 단어는 일상적인 용어다. 사귀기 전 단계를 썸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하다. 요즘에는 썸 대신 사귀다의 전을 표현하려고 '삼귀다'라고 사용하기도 한다.
▶'썸'의 기간은 어느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X=사람마다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석달'을 넘기면 안 된다.
M=2주에서 한 달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다. 넉넉잡아 한 달이지, 한 달도 길다고 생각한다.
Z=2~3주면 충분하다. 그 이상 넘어가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는 편이다.
▶연애하기 위해선 상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성을 만나는 방법도 다양할 거 같은데, 대표적인 방법에 관해 이야기 해달라.
X='펜팔'을 빼놓을 수 없다. 예전에 '펜팔 서비스'라는 게 있었다. 유료로 가입해 한 달에 일정한 비용을 내면 주소를 실어준다. 주소와 이름을 공개하면 편지가 집으로 오고 했다. 길 다가가 마음에 든 여학생이 있으면 무작정 교문 앞에서 기다리거나 말을 걸기도 했다. '강한 자'만이 연애할 수 있었다.
M='소개'가 주였다. 주변 지인들을 통해 소개를 받는 방식이 가장 흔했다.
Z='에브리타임' '블라인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만난다. 키, 몸무게, 취미 등 자신을 소개해 커뮤니티에 올리는 '셀프 소개팅'을 많이들 한다. 또 '점심팅'이라고 해 점심에 만나 짧게 상대방을 알아보는 소개팅도 하고 있다.
▶'번따'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나. '번호를 얻다' 등을 의미하는 말이다. 세대별 번호나 연락 방법을 얻는 방법은 무엇인가?
X='삐삐' 번호를 알아내 연락을 했다. 사랑해를 의미하는 '486'을 보내는 등의 연락을 했다. 또 집 번호로 연락하기도 했는데 상대편 아버지가 받는 경우가 많았다.
M=휴대전화 번호를 얻어 연락했다. 스마트 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문자'를 이용했다. 80바이트가 넘어가면 MMS로 바뀌어서 안에서 글자 수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스마트 폰 이후에는 카카오톡으로 주로 연락한다.
Z='인스타 아이디'를 주로 물어본다. 휴대전화 번호를 주는 건 너무 많은 정보를 공개하는 것 같다. 인스타 DM으로 연락을 하다 호감이 더 깊어지면 번호를 공유한다.
▶'연애'를 시작하려면 고백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고백 방식은 무엇인가?
X=선물 공세를 하기도 하는 등 '나 너 좋아해'라고 만나서 말하는 게 대표적이다.
M=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게 흔히 하는 고백이다. 저는 주로 집에 데려다줄 때 집 앞에서 고백을 주로 했다.
Z=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주로 얼굴 보고 고백을 한다. 종종 카톡으로 고백받는 친구들도 봤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애를 하다 보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감정이 다양하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는 어떤 게 있나?
X=군 복무 당시 '세이클럽'이 나왔다. 세이클럽의 카페를 주로 활용했다. 글을 적기도 노래를 변경하기도 했다. 또 이메일을 통해 상대편한테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M='싸이월드'가 대표적이었다. 싸운 날에는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우울한 노래로 바꾸기도 하고 다이어리에 글을 적기도 하는 등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Z='SNS'을 많이 활용한다. 특히 인스타 스토리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함께한 사진을 올리든지 하면서 상대에 대한 호감을 표시한다.
▶첫 연애의 시작 나이는 언제가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연애 전 스킨십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X=고등학교, 대학생 시절에 보통 첫 연애를 많이 하는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조카가 초등학생 때 연애를 한다고 해도 좋을 거 같다. 스킨십은 사귄 후에 해야 하는 거 아닌가.
M=어릴 때부터 연애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초등학생 때에도 연애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손잡기 정도는 연애 전에도 할 수 있다.
Z=보통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첫 연애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만 확인된다면 가벼운 입맞춤까지는 가능하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결혼이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세대별 결혼 적령기는 몇 살이라고 생각하나?
X=여성은 20대 중후반, 남성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M=결혼할 친구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에 많이 했다. 결혼하지 않고 있는 친구들도 많다.
Z=30대 초반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의 지인은 '굳이 결혼을 해야 해?'라고 이야기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아니겠나. '이별'을 하는 방식도 세대별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헤어짐은 주로 어떻게 했고 이별 후 다음 연애의 시작은 언제쯤이 적절한가?
X=얼굴 보고 헤어지자고 하는 게 상대에 대한 배려다. 다음 연애 시작의 경우 1년 후는 되어야지 않나.
M=카톡으로 '헤어지자'라고 하고 헤어지는 경우들도 있다. 대부분 만나서 이야기한다. 한 달 정도면 다른 사람을 만나도 된다고 생각한다.
Z=SNS 등을 통해서도 이야기하는 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대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게 가장 좋다는데 대부분 공감할 것. 이전 사람에 대한 마음만 깔끔하게 정리됐다면 언제든 다른 사람을 만나도 된다고 생각한다
▶세대별로 썸을 타고 연애를 하고 이별을 맞는 방식이 세대별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세대의 연애에 대해 들어본 소감은?
X=미디어, 환경 등 방식이 변화했지 인간의 본마음은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과거 우리 세대가 했던 방식이 이렇게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M=차이가 크다고 느꼈다. X세대처럼 낭만의 시대는 그 나름의 매력이 많았던 시대인 것 같다. 앞으로 또 다른 세대들의 연애 방식은 어떻게 변해갈지가 궁금하다.
Z=X세대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다. 특히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건 충격이다. 카카오톡이 없는 연애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이형일기자 hilee@yeongnam.com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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